EU, 러시아에 '우크라 영웅' 여조종사 석방 촉구(종합)

편집부 / 2015-02-27 16:42:27
75일째 단식…러 인권위원도 "사망 위험, 석방해야"

EU, 러시아에 '우크라 영웅' 여조종사 석방 촉구(종합)

75일째 단식…러 인권위원도 "사망 위험, 석방해야"



(브뤼셀·모스크바=연합뉴스) 송병승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 억류돼 있는 우크라이나 공군 여조종사 나데즈다 사브첸코(33)가 장기간의 단식으로 건강이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 산하 인권위원회 위원 옐레나 마슉은 "최근 며칠 사이 사브첸코의 건강이 크게 악화해 조만간 숨질 수도 있다"면서 "그를 구치소에서 석방해 가택연금 상태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의 불법 구금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중인 사브첸코는 최근 2주 동안 포도당 주사마저 거부해 내장 기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마슉은 설명했다.

마슉은 그러면서 사브첸코를 구치소에서 풀어주고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 모스크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이나 변호인이 임대한 주택 등에 가택 연금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다른 인권위원회 위원들이 자신의 제안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이번주 초 모스크바 법원은 사브첸코에 대한 구속을 5월 중순까지 연장하도록 허가하면서 그를 석방해 달라는 변호인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유럽연합(EU)도 전날 사브첸코를 즉각 석방할 것을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불법 구금에 항의하는 단식을 75일째 계속해온 사브첸코의 건강을 우려한다고 밝히고 러시아 당국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녀를 긴급하게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 성명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4개국 정상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합의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에서 모든 포로 및 억류자 상호 석방을 약속함에 따라 그녀를 석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사브첸코는 우크라 내전에 참전했다가 지난해 6월 친러시아 반군에 체포된 뒤 러시아 사법 당국에 넘겨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브첸코가 우크라 동부에서 박격포 포격을 요청해 러시아 국영 TV방송 기자 2명을 숨지게 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사브첸코의 변호인들은 이에 대해 그녀의 휴대전화에는 포격을 요청한 기록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그녀가 당시 포격 현장에 없었으며 문제의 박격포 공격이 이뤄진 한두시간 앞서 분리주의 반군에 붙잡힌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금이 장기화하면서 사브첸코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감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브첸코는 고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약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온갖 고초에도 줄곧 침착함을 유지하는 모습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사브첸코는 우크라이나 최초의 여성 공군 조종사라는 사실 때문에 내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지명도가 있었다.

현재 사브첸코는 군인이 아닌, 국회의원 신분이다. 지난해 10월 총선을 앞두고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가 이끄는 야당이 비례대표 의원 후보 1순위에 올린 덕분이다. 사브첸코는 감옥에 전달된 의원 취임 선서문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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