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붕괴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최근 미국과 국내 일각에서 나오는 두갈래의 북한 관련 얘기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는 북한의 핵개발과 군사력 증강이 우리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고다른 하나는 조만간 닥칠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국방장관실 자문역을 지낸 밴 잭슨 신안보센터 객원연구원은 26일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청문회 증언에서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서 선제적 핵공격에서 살아남아 즉각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도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자료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사이버전(戰) 능력이 한반도는 물론 미국 본토에도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단은 핵탄두 소형화 논란과 관련, 북한이 이미 중거리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에 달하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주최 강연회에서 "북한은 국가 존립 목적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 버틸 수 없다"며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북한이 붕괴되면 6자회담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표면화할 것"이라며 "미국은 각국의 우선순위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북한 붕괴가 제2의 한국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붕괴한다고 해도 한반도 평화 통일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3국간 상호 이해가 성립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김진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소장이 25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돌발사태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최근 북한에서 외부 정보 유입과 국제적 고립 등 체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늘어나 돌발사태 발발과 이에 따른 무정부 상태가 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과 평가를 종합해보면 결국 붕괴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체제가 핵무기 개발과 군사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체제 붕괴 가능성이라는 두가지 문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분명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만에 하나 북한의 핵개발 및 군사력 증강 수준을 실상보다 평가절하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헤리티지 재단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추측일 뿐이다. 우리는 일단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안전하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확고해야 한다. 북한이 과거처럼 비핵화를 시작할 듯 하면서 핵무기 개발의 시간을 벌고 현금도 챙겨간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가능성과 관련,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우리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우리의 안보 강화를 미루면 안된다는 얘기다. 한편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에 언급한 바 있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져야 한다. 통일은 주변국들의 협력없이 이뤄지기 어렵다. 정부는 늦기 전에 미국, 중국과 함께 북한 붕괴에 대비한 협의를 해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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