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재테크> '뜨거운' 브라질국채, 지금 사도 될까

편집부 / 2015-02-27 06:30:02
△ (왼쪽부터) 박상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장,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사진제공=각사)

<대결, 재테크> '뜨거운' 브라질국채, 지금 사도 될까



(서울=연합뉴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10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폭락하며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 등을 앞세운 브라질 국채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헤알화 약세로 인해 환 손실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브라질 국채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KDB대우증권 등의 증권사는 브라질 국채는 여전히 저금리 시대의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라며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최근 몇년간 브라질 국채를 집중 판매한 삼성증권은 더는 신규 매수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 하나대투증권도 투자 위험 등을 이유로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 주 <대결, 재테크> 코너에서는 브라질 국채의 매력과 위험을 살펴본다.





■ 브라질국채, 고금리·비과세 혜택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투자대안 (작성자 = 박상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장)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시장 전반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노력과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 10%가 넘은 고수익과 비과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브라질 국채에 관심이 뜨겁다. 작년 국내 증권사를 통해 투자된 브라질 국채의 규모는 약 1조4천억원으로 이러한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브라질 국채 투자의 매력은 고금리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연 12.25%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연 12%대 후반까지 상승해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지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다른 매력은 비과세 혜택에 있다.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브라질의 정책과 1991년부터 적용된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으로 인해 한국에는 브라질 국채에 대한 과세권이 없다. 이로 인해 이자 및 배당소득에 적용되는 15.4%의 원천징수세율만큼 추가 수익을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상당수 투자상품의 세전수익이 3~4%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브라질 국채의 투자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적용되는 고액자산가들 중심으로 브라질 국채가 큰 인기를 얻는 이유다. 이 같은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가는 현재 브라질이 유일하다.

긍정적인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국채 투자는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2011년부터 시작된 헤알화 가치의 하락으로 환 헤지를 하지 않는 대다수의 고객의 경우 10% 이상, 많게는 20% 가까이 환차손을 겪고 있다. 또한,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큰 폭의 채권가격 하락도 진행 중이다.

사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는 향후 브라질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중국 경기 하강으로 인한 브라질의 최대 수출 품목인 철광석의 수출 가격 하락은 경상수지 적자 지속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쉽게 경기가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극심한 가뭄 때문에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브라질 국채 투자는 큰 위험성을 내포한 게 사실이지만, 투자자가 채권 투자에 대한 특성을 잘 이해하여 만기까지 보유하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현 시점에서의 브라질 국채는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헤알화의 가치는 더욱 하락하겠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전망하는 헤알·달러 환율 상단은 달러당 최대 3.2헤알 수준이다. 현재 달러당 2.87헤알 수준임을 고려할 때 약 10%의 통화가치 하락 여지가 있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고 가정해도 브라질 국채가 주는 연 12% 후반의 수익을 고려하면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투자, 또는 만기 보유시 환차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극도로 침체한 브라질 경제 상황을 고려해 철저한 '분할매수' 관점에서 장기투자상품으로 접근한다면 고금리와 비과세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훌륭한 투자 대안이 될 것이다.



■ 브라질 투자, 펀더멘털 개선 확인 필요 (작성자 =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브라질 국채는 전세계 투자적격등급(국가신용등급 BBB-) 이상인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0%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저금리 시대에 투자대안으로 각광받았고 절세혜택까지 있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해외투자는 환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투자자 대부분은 환 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환 헤지를 하게 되면 원화-달러화-헤알화의 과정을 거치며 비용이 증가해 수익의 많은 부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는 채권 본연의 투자 목적인 이자 수익과 절세를 더해 전체 자산에서 포트폴리오 일부로 중장기 투자를 고려해야 하나 그렇지 않으면 결국 헤알화 환 투자가 되어버린다.

이론적으로 양국의 환율 차이는 양국의 경제성장률, 국가신용등급 등 소위 펀더멘털(기초여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국의 부양책 등에 따른 빠른 회복세로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고 회복이 빨랐다. 즉, 금융위기로 한국의 성장이 둔화할 때 브라질의 성장률은 높아졌으며, 국가신용등급도 BBB-에서 BBB0로 상향되면서 원·헤알 환율은 600원대까지 상승했다. 높은 이자수익에 환차익까지 더해진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 브라질은 성장이 둔화되고 한국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원·헤알 환율은 하락한다. 여기에 한국은 국가신용등급이 A에서 A+(S&P) A1에서 Aa3(무디스)등으로 상향되나 브라질은 2014년 BBB-로 하향된다. 낮아지는 국가성장률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상적자 악화, 포퓰리즘 정책 등에 따른 재정 적자가 원인이다.

브라질 대선을 거치며 정치적인 불안도 브라질 금융시장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던 호세프 대통령이 간신히 재선에 성공하며 경제 활성화 및 복지 축소 등을 통한 재정 건전화를 언급했지만, 주요 기관들은 브라질이 올해도 0%대의 낮은 성장률과 6%대의 인플레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지난 2000년대 초반 구제금융 시보다는 외환보유액도 확충되고 BBB- 등급 국가인 브라질이 단번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다소 과도하다.

그러나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이자 브라질 시가총액 1위인 페트로브라스가 유가 하락에 비리 혐의까지 더해져 주가가 하락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되어 브라질 경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금리는 다시 상승하고 헤알화 가치는 금융위기 때를 경신하는 약세를 보이여 달러당 3.0헤알에 접근하고 있다. 비리에 현 정권도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어 호세프 2기 정부의 출발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원·헤알 환율을 가격으로 접근하면 많이 싸지기는 했지만, 브라질에 대한 투자는 국가성장률, 물가, 경상수지, 재정수지 등 펀더멘털 개선 확인이 우선이다. 신흥국 투자 시 중요한 정치적 안정까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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