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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과 노래, 웃음으로 맞이한 서울소년원의 봄 (의왕=연합뉴스)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에서 '봄맞이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학교 측은 재소자 교화의 대부인 박삼중 스님과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인 타이라 테츠오씨의 방문을 맞아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타이라 대표는 이날 학생들이 입고 있던 체육복을 구입해 최근 소년원 측에 전달했고 직접 이곳을 찾아 모범학생·무의탁학생 등 20명에게 지원금을 전달하는 한편 페스티벌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만찬을 제공했다. 2015.2.26 <<서울소년원 제공>> zorba@yna.co.kr |
<춤과 노래, 웃음으로 맞이한 서울소년원의 봄>
'제1회 봄맞이 페스티벌'…일본 연예기획사 대표 지원
(의왕=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 강당에 모인 250여명의 남자 청소년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무대를 향해 일제히 외쳤다.
무대 위에는 왜소한 체격의 남학생이 한 손에는 마이크를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어쩔 줄 몰라 발만 구르고 있었다.
긴장한 탓에 끝내 준비한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이 학생에게 나머지 학생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고 선생님들은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아쉬운 순간도 잠시, 익숙한 아이돌그룹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최강고봉'이라고 적힌 이 학교 축구 유니폼으로 의상을 맞춘 학생들이 등장해 귀엽고 익살스러운 춤을 추자 강당은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다.
이 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15개 팀이 저마다 한 달여간 틈틈이 준비한 춤과 노래, 개그 등을 선보이면 뜨거운 반응이 터져 나오는 무대가 한시간가량 이어졌다.
파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이뤄진 체육복을 맞춰 입고 머리를 짧게 자른 학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만 12~19세 미만 청소년 가운데 법원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수용하면서 교과교육 또는 직업훈련을 통해 사회로 돌아갈 교육을 하는 이곳에 '봄맞이 페스티벌'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 측은 재소자 교화의 대부인 박삼중 스님과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인 타이라 테츠오씨의 방문을 맞아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타이라 대표는 이날 학생들이 입고 있던 체육복을 구입해 최근 소년원 측에 전달했고 직접 이곳을 찾아 모범학생·무의탁학생 등 20명에게 지원금을 전달하는 한편 페스티벌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만찬을 제공했다.
40여년간 재소자 교화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중 스님은 지인인 재일동포를 통해 알게 된 타이라 대표에게 이곳을 소개하고 방문을 주선했다.
타이라 대표는 특강에서 "나도 여러분 나이 때 연예계 일에 뛰어들어 지금은 남들이 알아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여러분들도 목표를 설정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격려했다.
한영선 교장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옷은 사람이라고 주변에서 얘기하는데 오늘 타이라 대표와 삼중 스님이 직접 방문해 그 자체로 우리는 따뜻한 옷을 입은 것"이라며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페스티벌에는 학생들과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학교 측은 매년 봄 페스티벌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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