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공보비서 "러시아 국익 존중되면 미-러 관계 르네상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보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의 국익이 존중되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악화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르네상스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비서는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의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중요한 파트너였던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푸틴의 오른팔'로 불리는 그는 "우리는 유럽의 한복판,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이해 충돌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1년전 키예프에서 발생한 불법적인 쿠데타에 맞서 매우 솔직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우리의 국익과 주권, 자주적인 이해가 합당하게 존중되는 것이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의) 국제관계에 르네상스의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놓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반군이 전투를 벌이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주전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휴전을 감시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회의(OSCE)는 휴전협정에 따라 중화기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화기의 철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페스코프 비서는 철수가 "매우 위태롭다"고 시인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민병대원들이 중화기들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비서는 또 OSCE가 철수 과정 감시를 거부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런 주장은 OSCE가 문제의 지역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지만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이 자신들의 무기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는 OSCE 대변인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사태에 대해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페스코프 비서는 "러시아는 분리주의자들이 다른 도시나 마을 등으로 향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허용하지 않는 국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가장 큰 분쟁지역은 현재 흑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로 이 지역을 장악할 경우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통로가 연결될 수 있다.
페스코프 비서는 러시아가 분리주의자들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들 분리주의 세력이 마리우폴로 진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비서는 또 분리주의 세력이 자신의 땅과 주민들에 대한 적대적 공격과 행동으로 위험에 처하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러시아가 지난해 친 러시아파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야권의 압력에 굴복해 러시아로 망명하자 크림반도 병합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됐다.
한편 야누코비치 정권이 붕괴하기 수주전 사실상 크렘린에 대해 크림반도를 병합하라는 권고가 있었다는 러시아의 대표적 반정부 성향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의 보도내용에 대해 페스코프 비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비서는 "때때로 상상할 수 없는 보도를 하는 신문사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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