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 "핵심연구에는 시간걸려…연구 지속체제 중요"
청색 LED 개발한 日 반도체공학자…작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청색 LED가 개발 후 상품화까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절전형 에너지가 되기까지는 30년이 소요됐죠. 많은 사람이 매달려 연구했음에도 이 정도 걸린 것입니다."
아마노 히로시(55) 일본 나고야대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씨앗(Seed·핵심) 연구'는 바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린다"며 "끝까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노 교수는 1980년대부터 스승 아카사키 이사무 교수와 함께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잘 알려진 반도체공학자다.
그는 1986년 푸른 빛을 내는 데 필요한 질화갈륨(GaN)의 결정성장에 성공, 기존의 적색·녹색에 이어 청색 LED의 시대를 열었다.
이는 LED에서도 '빛의 삼원색'인 적색·녹색·청색을 모두 구현할 수 있게 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우리 주변에서 널리 쓰이는 백색 LED를 개발하는 토대가 됐다.
아마노 교수는 이 공로로 아카사키 교수 등과 함께 작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GRDC 협의회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후원하는 포럼에 참가하고자 방한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청색 LED 개발은 홀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지적하며 핵심적인 연구에는 산학 협력, 연구비 지원, 국제 연구 교류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마노 교수는 "청색 LED 개발의 경우 나고야대에서 나온 '씨앗 연구'를 일본의 JST라는 재단이 후원해줬으며, 산업체에서도 전면적으로 협력해 줬다. 유럽의 연구팀과도 강한 협업이 이뤄졌다"며 "연구에는 산업체, 국제 학회와의 협력,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후반 컴퓨터의 개인화 바람이 부는 가운데, 당시 사용되던 브라운관 디스플레이가 전력도 많이 소비하고 크기도 큰 점에 주목했다. 만약 아직 개발되지 않은 청색 LED가 만들어진다면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해질 것이라고 생각해 1982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노 교수는 "내가 참가해 개발한 것은 초기 단계의 청색 LED였고 그다지 밝은 것이 아니었다"며 "다른 분들의 연구가 더해져 드디어 밝은 LED가 만들어져 생활에서 사용되고 있다. 내 뒤의 분들의 공헌으로 상용화까지 이른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LED 제조 공정에서 비용 삭감, 3차원 구조의 LED 개발, 녹색 LED 효율성 증가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마노 교수는 "한국은 LED 응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연구실에도 우수한 한국 학생들이 각자의 꿈을 실현하고자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연구자들에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그것에 전력으로 임하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는 말로 아마노 교수는 간담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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