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 한국투자공사(KIC) 폐지법안 추진(종합)

편집부 / 2015-02-23 16:02:19
기재위원장 "더는 존재이유 없어"…安 사장 사퇴압박 의도 담긴듯
△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회 기재위, 한국투자공사(KIC) 폐지법안 추진(종합)

기재위원장 "더는 존재이유 없어"…安 사장 사퇴압박 의도 담긴듯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동호 기자 =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한국투자공사(KIC)를 폐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KIC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수탁·운용하는 국부펀드다.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23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늘 기재위 전체회의에 앞서 여야 간사를 만나 한은이 KIC를 다시 흡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특히 야당의 사퇴 요구를 안홍철 KIC 사장이 거부하면서 KIC에 대한 국정감사와 기관보고가 파행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건이 불거지고 나서 보니 더더욱 KIC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전 KIC를 만들 때는 국민연금 등 다른 연기금도 운용하려고 했는데, 결국 외환보유액만 운용하게 됐다"며 "외환보유액 운용에 굳이 독립 기관까지 두면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재위 야당 측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KIC 폐지 법률안을 2월 임시국회 중 발의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연합뉴스에 "최근 KIC 운영에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는 만큼 한은이 KIC의 업무를 수행하는 게 적절하다"며 "여야 공동 발의로 4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IC는 2013년 말 기준으로 720억달러(약 76조원)의 외환보유액을 주식·채권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KIC는 2013년 수익률이 미국, 중국, 캐나다 등 주요 7개국 국부펀드·연기금 가운데 6위에 그치는 등 실적이 기대 이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KIC가 20억달러를 투자한 미국의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메릴린치 투자 지분에 대한 KIC의 손실액은 7억2천만달러, 누적 수익률은 -35.82%다.

정 위원장은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다른 나라의 사례를 물어보니 대부분 중앙은행에서 외환보유액 투자·운용을 한다고 한다"며 "KIC가 무리하게 수익을 내려다가 '사고'를 치는 것보다 한은이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기재위에서 'KIC 폐지론'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KIC의 운용 행태나 실적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야당이 지속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안 사장이 버티기로 일관하는 데 대한 압박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고 있을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기재위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KIC 폐지 법안에 대해 "안 사장 문제를 고리로 야당이 상임위의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KIC에 일종의 '제스처'를 보내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안 사장을 KIC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국감부터 KIC의 국회 기관보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도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태다.

KIC 관계자는 한은으로 통폐합돼야 한다는 주장에 "한은은 수익성보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중시하는데, 이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며 "국부펀드가 공기업 지분까지 보유하는 나라도 있어 어떤 형태가 정답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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