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오바마, 미국 사랑하지 않아"
보수 행사서 오바마 맹공격…백악관 "끔찍한 얘기"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소속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언어 공격을 퍼부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즉각 반발하면서 정치적 파문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전날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 만찬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권 잠룡인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와 보수 성향의 언론인 및 기업인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다.
줄리아니는 "믿기지 않고 끔찍한 얘기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다"며 "그는 여러분이 자란 방식대로 크지 않았다. 나는 이 나라(미국)의 사랑을 통해 자라났다"고 덧붙였다.
2008년 대통령선거 때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줄리아니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줄곧 비판해온 인물이다.
줄리아니는 나아가 "무슨 나라가 수많은 젊은이를 다른 나라를 구하려다가 외국에서 죽게 놔두느냐. 오바마 대통령에게서는 애국심을 느끼지 못 하겠다"며 "조지 W 부시나 빌 클린턴, 심지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지미 카터를 포함해 다른 모든 미국 대통령에게서 그걸 느꼈는데 오바마 대통령에게서는 못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명에 나섰다.
줄리아니는 "그(오바마 대통령)의 애국심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는 애국자"라며 "내가 말하려는 것은 로널드 레이건이나 빌 클린턴이 미국 사랑과 관련해 얘기했던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서는 거의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어느 대통령보다 더 미국을 비판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 지지자라기보다 비판가 같다. 애국적 국민이 비판가는 될 수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하는 식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란 핵 협상이나 이슬람국가(IS) 대응 전략 등을 거론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구 문명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1994년부터 2001년까지 뉴욕 시장을 지냈으며 9·11 테러 수습과 재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뉴욕 시장이 아닌 '미국 시장'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백악관은 즉각 줄리아니의 발언에 대해 "끔찍한 얘기"라고 대꾸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오늘 아침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정도로 당황한 것 같다"며 "그의 말대로 끔찍한 얘기라는 것 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거의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가 미국을 사랑한다는 데 의문을 품어본 적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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