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라크에서 IS와 싸우고 있다"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이라크에서 수니파 과격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16일(현지시간) 그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하산 나스랄라는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우리에게 시리아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자들에게 말한다. 함께 시리아로 가자"고 말하고 "우리와 함께 이라크, 우리 나라, 우리 지역을 겨냥한 이런 위협과 싸울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거론한 위협은 IS, 그리고 알카에다의 연계조직인 알 누스라 전선을 가리키는 것이다.
나스랄라는 IS가 리비아에서 이집트의 콥트교도 인질 21명을 참수한 것에 대해 "지독하고 가증스러운 범죄"라고 규탄하면서 두 수니파 극렬조직은 "동일한 성격과 이념, 문화, 방법론"을 갖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두 조직의 유일한 차이점은 주도권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고 지적하고 "모든 극단적 수니파 조류와는 구별없이 싸워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이라크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우리가 전에는 이라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라크가 거치고 있는 민감한 국면 때문에 우리는 제한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감한 국면이란 이라크 정부군과 민병조직, 쿠르드족 무장단체들이 IS 소속 지하디스트들과 충돌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스랄라의 연설은 그의 정적인 사드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가 헤즈볼라에 시리아로부터 철수할 것을 촉구한지 이틀만에 이뤄진 것이다. 헤즈볼라는 이미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편에 서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나스랄라는 특정 걸프국가들이 알 누스라 전선을 배후에서 지원하면서 IS와 싸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걸프국가란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겨냥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나스랄라는 "걸프의 일부 국가들이 알 누스라 전선에 돈과 무기를 제공하면서 (IS를 상대로 싸우는) 국제연대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가. 이것이 논리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서는 "게임은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걸프 국가들이 정치적 해결의 길을 마련하는 것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