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비정상회담' 독일 대표 다니엘 린데만

편집부 / 2015-02-17 10:22:13
아버지는 이스라엘인…"다문화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사람들> '비정상회담' 독일 대표 다니엘 린데만

아버지는 이스라엘인…"다문화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JTBC의 인기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다니엘 린데만(30. 독일)은 매너남으로 통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출연자들의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는다. 말을 끊거나 함부로 끼어드는 법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튀어야 산다'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지 않는 그의 화법과 태도는 회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그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원칙을 지키고, 합리적인 독일인의 이미지는 그로 인해 더욱 견고해졌다.

방송에서 '다니엘'로 통하는 그는 지난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점점 어깨가 무거워진다"라며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방송에서 하는 말들이 바로 번역돼 다른 나라로 퍼지니까 지금은 정말 대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학 중이던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통해 출연 섭외를 받은 그는 지난해 8월 방송된 5회부터 고정 멤버로 활약했다.

그는 "다른 외국인 출연자들이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신기하다"라며 "다른 배경을 갖고 있지만 다 같은 인간이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게 프로그램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시청자들에게 어느덧 '독일의 얼굴'이 된 그는 정작 자신은 전형적인 독일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소시지나 맥주를 잘 안 먹는다"며 "한국에 오래 살다보니 오히려 독일에 가면 '문화충격'을 겪는다"며 웃었다.

이스라엘인이었던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니엘 린데만은 12세 때 고향 쾰른의 태권도장을 다니면서 한국에 대해 눈을 떴다. 독일 본 대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한국사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2008년 고려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만화 '쿵푸팬더'에 나오는 그림을 상상했어요. 산이 많고, 절이 있는, 그런 무예의 나라요. 하지만 막상 오니 역동성이 살아있는 곳이었어요. 맨 처음 광화문에 왔을 때 경복궁과 인왕산, 고층빌딩이 섞여있는 모습을 보고 현대와 과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에 오고 이듬해 그는 경희대에서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한국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어를 배운지 불과 3년 만이었다.

어려운 어휘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그는 "독일 대학교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배우고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말을 빨리 배울 수 있었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2009년 독일로 돌아가 대학교를 마친 그는 2011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에 국제관계학 전공으로 입학하면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국내 한 헤드헌팅 회사에도 취업했지만, 수습 3개월을 마치고 회사를 떠났다. 남은 학업과 방송을 위해서였다.

올해로 한국 생활 7년째.

지금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유명인이 됐지만, 과거에는 이방인을 향한 이유 없는 적대감과 편견에 힘들기도 했다.

그가 화장실에서 친구와 편하게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본 한국인이 욕을 하며 나가던 모습은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다니엘 린데만은 "한국인은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라며 "그래서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더욱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게 개방되다 보니 외국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상대방의 문화를 깊이 있게 배울 기회도 부족했고요. 하지만 잘 모르는 상태에서 판단부터 하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선입견은 그래서 위험한 것입니다. 독일도 문화적 갈등이 많고, 외국인에게 편견을 갖는 경우도 많아요. 대부분 충분히 교육이 안 돼서 생기는 문제들이에요.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민자 뿐 아니라 국민들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교육해야 해요."

그는 "다문화는 이주민들과 평화롭게 같이 지내는 방향으로 가야지 어느 한 쪽의 문화를 버리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주민들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국제관계학 박사과정을 밟을 계획인 그는 언젠가는 합기도 도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합기도 3단, 태권도 2단인 그는 지금도 합기도장을 다니며 자신을 수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한국과 독일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독일 유력 언론과도 인터뷰를 하는 등 다니엘 린데만의 활약은 고국에까지 퍼지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독일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일 사람들에게도 한국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이 매력적인 나라라는 걸 고국에도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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