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머티스·장질환에 쓰는 '항TNF약물' 결핵위험 42배 높여"
8개 대학병원 환자 분석결과, 결핵 발생률은 12배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류머티스 관절염과 염증성장질환, 건선 등의 치료에 폭넓게 처방되는 '항TNF제제'가 한국인에서 결핵에 걸릴 위험도를 약 42배나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TNF제제는 체내에서 강한 면역 억제작용을 하는 약물로 류머티스 관절염과 염증성장질환, 건선 등의 질환에 주로 처방된다.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애브비), 엔브렐(화이자), 레미케이드(얀센) 외에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셀트리온)가 환자들에게 주로 처방되고 있다. 항TNF제제는 전 세계에서 업계 추산으로 약 27조원(240억달러)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블럭버스터급 약물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팀은 2001년부터 2013년 사이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항TNF약물을 투여받은 873명의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결핵에 걸릴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문제는 항TNF 약물을 쓰면 면역반응이 억제되는 부작용으로,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감염은 폐렴, 결핵, 기회감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중에서도 결핵의 감염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항TNF약물을 투여받은 대규모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결핵 위험도와 발병률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항TNF약물을 투여받은 염증성 장 질환자의 결핵 위험도는 한국인의 평균 결핵 위험도보다 41.7배나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또 연구팀이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받는 525명을 항TNF제제 투여그룹(365명)과 비투여그룹(160명)으로 나눠 비교한 조사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높은 결핵발병률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환자 1천명당 결핵 발생률은 항TNF제제 투여그룹이 4.4명으로 비투여 그룹의 0.5명보다 최대 11.7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창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결핵 발병으로는 국내 최초의 분석일뿐 아니라 단일 질환으로도 최대 수의 연구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요즘은 환자의 결핵여부를 확인한 후 잠복결핵일 경우에는 우선 결핵치료를 하고나서 항TNF제제를 쓰지만, 일단 약을 쓰기 시작한 다음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이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한다면 항TNF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결핵 감염 가능성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스칸디나비아 위장병학지(Scandinavi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와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잇따라 발표됐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