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휴전협정 발효…"산발적 교전은 지속"(종합2보)
정부군-반군 서로 책임 전가…관련국들 협정 이행 촉구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경윤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한 휴전협정이 15일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15일 오전 7시) 공식 발효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산발적 교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분리·독립을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및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정부 수장들은 전날 지난 12일 체결된 민스크 휴전협정에 따라 각각 정부군과 반군에 교전 중단 명령을 내렸다.
◇ 휴전 협정 발효…산발적 교전은 지속
휴전 협정 발효를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전선에서 물러나 중화기를 철수하기 시작했고 도네츠크 지역에서 포성이 멈췄다고 AP,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휴전이 지켜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교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새벽 3시께 반군이 정부군 점령지에 10차례의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반군 측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 대변인도 "새벽 2시께 정부군 일부 부대가 포격을 가해 민간인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에 반군도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선별적 대응 공격을 했다"고 맞섰다.
대변인은 정부군이 도네츠크공항과 도네츠크주 동부 도시 고를로프카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이 5~6천명의 정부군을 포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네츠크주 데발체베에서도 양측 간에 산발적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 스뱌토슬라프 체골코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 (휴전 체제가 성립됐다고) 결론 내리긴 이르다"고 밝혔다.
과격 민족주의 성향의 일부 정부군 부대는 대통령의 휴전 명령을 따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스크에서 합의된 휴전협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프랑스 대통령궁은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같은날 포로셴코 대통령도 메르켈 총리, 올랑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휴전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국 정상들은 15일 다시 전화통화를 하고 휴전협정 준수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포로셴코는 앞서 휴전협정에도 평화가 찾아오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은 지난 12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한 16시간의 마라톤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교전을 멈추고 정부군과 반군이 전선에서 중화기를 최소 25km 이상 철수해 비무장지대를 창설하는 등의 평화안에 합의한 바 있다.
◇ 관련국들 휴전협정 이행 촉구
관련국들은 이번 휴전이 지난해 9월 1차 휴전협정처럼 무산되지 않도록 정부군과 반군 양측의 철저한 이행을 재강조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페루 리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노력에도 휴전협정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관련 당사자들은 비싼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휴전협정이 타결된 뒤 도네츠크주 데발체베에서 교전이 이어진 것에 깊은 우려를 표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러시아 측에 협정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교전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측의 휴전 협정 위반 시도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미국 정부는 휴전 발효 몇 시간 전에 러시아군 병력이 반군에 합류해 정부군을 공격하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제프리 파이트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해당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사진 속 병력이 반군이 아니라 러시아군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측은 선명하지 않은 흑백 사진 세 장으로 판별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공식 대표단과 몇몇 서방 국가,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 의회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뜻을 같이하며 2차 휴전협정의 내용을 왜곡하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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