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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안에서 열린 졸업식 (파주=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대성동초등학교는 비무장지대(DMZ) 유일한 학교로 올해 남·녀 2명씩 모두 4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
DMZ 안 대성동초등학교 6학년생 4명이 졸업하는 날
공동경비구역 군인 등 참석…우리말과 영어 2개국어로 진행
(파주 DMZ 대성동 = 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13일 오후 비무장지대(DMZ) 안 대성동초등학교에서는 제46회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이 4명뿐인 행사라고 해도 대성동초등학교의 졸업식은 여느 시골분교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졸업생 4명은 무대 위 의자에 앉았고 무대 양끝에는 공동경비구역 헌병이 짙은 색안경 속에서 예리한 눈으로 참석자들을 주시했다.
졸업식에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이재홍 파주시장, 박재진 파주시의회 의장, 이기철 육군 제1보병사단 부사단장,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스웨덴 대표 번트 그룬데빅 장군, NNSC 스위스 대표인 우스 거버 장군, 공동경비구역 미군 크리스토퍼 닐런드 대대장 등이 참석했고, 우리말과 영어 2개 국어로 진행됐다.
영광의 졸업장을 받은 13세 동갑내기 김정, 김예진, 박건호, 박진 학생은 모두 교육청과 지역 정치권, 국군, 유엔군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기념품을 한 아름 받았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1960∼1980년대 대성동초등학교 기록을 모아 제작한 사진기록집을 학교에 전달했다.
이들 졸업생 4명 전원은 대성동마을에 살지 않는다. DMZ 밖 파주시에서 매일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김예진 학생은 5학년 때 파주시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박진 학생은 "오락실 같은 나쁜 환경도 없어 학교가 너무 좋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 학교 전교생 30명 가운에 대성동 주민은 3명뿐이다.
마을 밖 학생들이 불편을 무릅쓰고 대성동초등학교에 다니는 까닭은 이 학교가 영어특성화학교로 운영돼 우수한 영어교육을 받는데다 정부와 기업의 각종 지원으로 교육여건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학교 내부는 최신 컴퓨터와 교육 기자재를 갖췄다.
그러나 창밖으로 보이는 대성동 마을은 최고 수준의 교실과 대조적으로 낡아 칠이 벗겨진 집들이 줄지어 서 있다.
대성동 마을은 DMZ 안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6·25 전쟁 후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이 DMZ 안에 민간인 거주지를 하나씩 두기로 합의하면서 북쪽의 기정동마을과 함께 생겼다.
1970∼1980년대 정부의 주택개량사업 이후 다시 장시간이 흘러 주택이 낡고 보수가 필요하지만 DMZ 내 각종 행위제한과 소유권 문제로 고쳐지지 않고 있다.
대성동 주택은 정부가 지었기 때문에 주민에게 소유권이 없는데다, 수리에 비용도 많이 들어 지난 10년간 마을은 정부에 주거환경을 개선해달라고 계속 요청했다.
정부는 최근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민간을 참여시켜 대성동 개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정 장관은 이날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졸업생들에게 축하선물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대성동 방문 당시 정 장관은 이 학교 진영진 교장으로부터 졸업식 참석 요청을 받았다.
정 장관은 "대성동 사업은 행정이 주도하기보다는 각계 전문가 등 집단지성을 활용해 추진, 민관협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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