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아프간-탈레반 평화협상 중재 용의"
(이슬라바마드 AFP=연합뉴스) 중국은 교착상태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반군 간 평화협상을 중재할 용의가 있다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틀간 일정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왕 외교부장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사르타즈 아지즈 파키스탄 국가안보외교 고문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의 장기적인 안정이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국가 화해'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전투 임무가 작년 12월 말 끝남에 따라 아프간이 수십 년 동안 겪은 혼란과 빈곤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며 "우리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을 비롯한 다양한 정파와 화해를 실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가 (아프간 정부에) 지지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다할 채비가 됐으며, 아프간의 각 정파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필요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영문성명에서 중국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탈레반은 대표단 방중이 중재 목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중국을 방문했으며, 중국은 2억4천500만달러 규모의 무상원조를 약속하면서 아프간 내 석유와 구리 채굴권을 획득했다.
다만 중국은 그간 76km의 국경을 마주하는 아프간에 대해 정치적인 지원에 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다가 이번 왕 부장의 발언을 통해 인접한 아프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속셈을 확실히 드러냈다.
아울러 왕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이른 시기에"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연내 파키스탄 방문을 계획 중이며 양국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언론은 최근 시 주석이 다음 달 22일 파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이며 세부 내용 조율을 위해 왕 부장이 파키스탄을 찾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타지키스탄, 몰디브, 스리랑카, 인도 등 중앙·남아시아 4개국을 순방하며 파키스탄을 찾으려 했다가 이슬라마바드에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농성 시위가 발생하자 치안 우려 등을 이유로 방문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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