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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리아에서 벌채된 나무들. 2009.6.28 (아누치노<러시아>=연합뉴스) |
"러 파견 북한 벌목공, 안전장치 없이 강추위 중노동"
엔케이워치,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 인권피해 실태 폭로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서 일을 해야 했지만 안전장치는 전혀 없었어요.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일을 하다가 중장비에 깔려 목숨을 잃은 동료도 봤습니다."
북한인권단체 엔케이워치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 인권피해 실태 유엔청원서 제출 기자회견'에는 해외파견 노동자 출신 탈북자들이 참석해 그들이 겪은 인권유린 실태를 증언했다.
2000년부터 3년여간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한 김모 씨는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쉼 없이 일했다.
하지만 열악한 근로 조건은 나아지지 않았고 임금체불과 착취는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현지의 다른 외국 노동자보다 5배 정도 적은 임금을 받고 일했다고 증언하고 임금의 대부분은 당 간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일거리가 없는 여름에는 짐 하역 등 잡일을 배정받기 위한 사투가 벌어졌다. 일거리를 받기 위해서는 당 간부에게 잘 보여야 했고 결국 뇌물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고 그는 전했다.
김 씨는 "눈을 녹여 밥을 해먹었고 통나무를 떼서 추위를 피했다"며 "파견 근로자끼리 서로를 감시했고 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볼모로 하고 있어 도망칠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엔케이워치는 다음 달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실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청원서에는 김 씨처럼 러시아·쿠웨이트·말레이시아 등에서 일했던 북한 해외노동자 13명의 인권침해 사례가 담겼다.
안명철 엔케이워치 대표는 "현재 40여개국에서 15만4천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임금 중 1∼2조가량이 북한 정권유지를 위해 흘러들어 가고 있다"며 "인권침해 사례는 지속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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