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츠제커 장례 엄수…유족 측 "한국과 좋은 관계"
김황식 전 총리·김재신 주독 대사 유족 직접 위로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의 국장(國葬)이 11일(현지시간) 베를린 시내에 있는 베를리너 돔에서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 등 독일 핵심 정치인과 각국의 주요 조문 인사 등 모두 1천 400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선 정부 조문사절단 대표로 김황식 전 총리와 김재신 주독일 대사가 함께해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부인인 마리안네 폰 바이츠제커는 김 전 총리가 직접 조문 인사를 하자 남편은 "생전에 한국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었고, 한국과 좋은 관계였다"고 말했다.
또 "직접 조문을 와줘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우리 정부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가우크 대통령 앞으로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고, 윤병세 외교장관도 하루 전인 4일 주한 독일대사관을 찾아 조문하는 등 특별히 예를 갖췄다.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은 통독 첫 대통령으로서 나치 과거사를 반성하고 민주주의와 관용을 강조한 연설로 유명하다. 직선이 아닌 의회 간선의 대통령직을 권위 있는 자리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과의 관계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유명하다. 1969년 세계교회협의회 대표단 일원으로 방한했을 때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과 처음 만났고,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독일 연방의회에서 구명 결의안을 주도했다. 지금 자신의 운명처럼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서거했을 때 "쓰라린 아픔"이라는 말로 그와의 작별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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