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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마을 속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출간 (광주=연합뉴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이국언 상임대표가 사진을 찍고, 정혜경 박사가 저술한 '우리 마을 속의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광주광역시편이 출간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책 표지의 모습. 2015.2.11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pch80@yna.co.kr |
<광주의 '마을 속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한 권의 책으로>
이국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상임대표 사진·정혜경 박사 저술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내가 사는 곳에 이런 전쟁 유적이 있네?"
광주지역 마을 속 일제 전쟁유적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이국언 상임대표가 사진을 찍고, 정혜경 박사(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저술한 '우리 마을 속의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광주광역시편이 출간됐다고 밝혔다.
일본이 일으킨 아시아태평양전쟁(1931~1945)은 일본 본토는 물론, 동남아시아·태평양·중국·타이완·남사할린 그리고 한반도 민중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군인이나 노무자, 군무원, 위안부로 동원되거나, 전쟁비용과 물자를 조달해야 했다.
또 우리가 사는 터전을 일본군 부대의 막사로 내줘야 했고, 국토는 참호, 격납고와 고사포 진지, 비행장 등으로 파헤쳐졌다.
이런 곳을 '아시아태평양전쟁 유적'이라 부르는데, 남북한 전역에 걸쳐 무려 8천 군데가 넘는다.
압록강의 수력발전소는 물론, 해남 땅끝 마을과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광산과 군사 시설지, 공장이 흩어져 있다.
한마디로 한반도 전역이 거대한 노역장이자 전쟁수행을 위한 기지였던 셈이다.
광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광주는 조선군(조선에 주둔한 일본군)이 주둔했던 도시였던 만큼 군 관련 시설이 다수 발견됐다.
현재 광주에 남겨진 아시아태평양전쟁과 관련한 유적은 49개로 추정되는데, 직종별로 보면 군부대가 18곳으로 가장 많고 광산이 13곳으로 그다음이다.
광주 서구 치평동 일대에 '치평리 비행장'이라는 군 비행장이 있었고, 이곳에서 훈련받은 청년들이 아시아태평양전쟁 말기 '가미가제 자살 특공대원'으로 동원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서구 화정동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인근에 있는 3개의 일제 동굴도 그 중 하나이다.
지난해 한 토론회를 통해 이 군사시설물이 일본군의 최후 방어 차원에서 구축된 비행장 부속 시설이라는 실체가 드러나기 전까지 그곳은 한낱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담력테스트 장에 머물렀다.
'우리 마을 속의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 지역별 시리즈 첫 편으로 출간된 이 책에서는 가네가후치 전남공장, 광주신사, 구 광주역 등 광주 지역에 위치한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유적을 찾아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상흔을 되돌아봤다.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네가후치 전남공장에 동원된 10대 방적공장 소녀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강제동원·평화연구회'와 함께 광주전남지역에 흩어져 있는 일제 강제동원 현장들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 책은 그 땀방울 중의 하나다.
시민모임 측은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에 남아있는 전쟁유적을 찾아보고, 해방 후 지금까지 쌓인 사연을 되새길 수 있는 작은 안내서이자, 반전평화의 실천 방법을 고민하려는 이들에게 알찬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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