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황 녹록지 않은데 "10경기 이상 유치" 지나친 낙관
"돈 쏟아붓는데" 청주, 한화 홈경기 얼마나 유치할까
한화 요구 수용해 52억원 들여 청주야구장 시설 개선 '정성'
청주시, 상황 녹록지 않은데 "10경기 이상 유치" 지나친 낙관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요즘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인 한화 이글스의 제2 연고지역인 청주의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올해 청주에서 몇 경기가 열리느냐는 것이다.
최근 5년간은 고작 연평균 6.4게임이 청주에서 치러졌다.
올해는 기대가 크다.
거듭된 시설 개선으로 낙후 이미지를 벗은 청주야구장이 중앙 펜스 확장으로 진정한 프로야구 경기장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2013년 42억원을 들여 식재 상태가 불량했던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했고, 7천420석에 그쳐 골수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관중석도 1만500석으로 늘렸다.
불펜 투수 보호를 위해 지하에 투수연습장도 만들었다.
중장거리 타자에게는 스쳐도 홈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짧았던 중앙 펜스 거리도 늘어난다.
시는 10억원을 들여 중앙 100m 구간의 펜스 거리를 상반기 안에 100m에서 115m로 늘리기로 하고 시공 업체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펜스도 높여 중앙의 홈런 비거리를 120m로 맞추기로 했다. 물론 펜스가 확장되면 좌석은 800석정도 줄어든다.
청주시는 이런 배경 속에 '10경기 이상' 개최를 한화 측에 요구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10일 "한화의 요구대로 시설 개선을 했고, 설계 과정에서도 한화 기술팀과 협의했다"며 "한화도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두로만 요청했을 뿐 이승훈 청주시장 명의의 정식 공문을 한화 측에 보낸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야구계의 사정을 모르는 시가 너무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을 보면 각 구단은 제1 구장(한화는 대전)에서 홈게임의 80% 이상을 치러야 한다.
규약대로라면 한화의 올해 홈 72경기 가운데 최소 58게임이 대전에서 열린다. 나머지 14게임이 유치 대상인 셈이다.
청주 야구팬들로서는 14게임을 다 유치하면 좋겠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우선 춘천도 유치전을 펼 수 있다. 강원 영서지역이 한화 이글스 연고지로 편입되면서 춘천 의암야구장이 한화의 제3구장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팬들도 홈경기를 최대한 많이 열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 바탕에는 한화의 변신이 자리하고 있다.
작년 시즌 꼴찌였던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면서 야구계 안팎의 주목을 받더니 전력을 대거 보강하면서 다크호스를 넘어 일거에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본 고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열고 있는 한화 선수단의 일거수 일투족이 매일 주요 뉴스로 다뤄질 정도다.
청주 야구팬들은 대전 쪽에서 제2, 제3구장에 경기를 최소한으로 배정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시가 10경기 이상 유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경기 대진은 나왔지만,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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