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유일 야지디족 여성의원의 '동족 구하기'

편집부 / 2015-02-09 18:13:12
△ 이라크 의회 유일한 야지디족 여성의원 비안 다크힐 (EPA=연합뉴스)

이라크 유일 야지디족 여성의원의 '동족 구하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이라크 북부를 장악한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전락한 야지디족 여성을 구하기 위해 한 여성 의원이 홀로 싸우고 있다.

IS의 공격 대상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는 그는 이라크 의회의 유일한 야지디족 의원인 비안 다크힐(43)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다크힐은 그동안 '이라크의 유일한 야지디족 의원'으로 알려졌지만, 야지디족 출신 남성 의원이 한 명 더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의 활동은 너무 미미해 존재조차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8월 IS를 피해 탈출하다 산악 지대에 고립된 야지디족이 아사 위기에 처하고 10대 소녀들이 IS의 강간·납치를 피해 스스로 계곡에 몸을 던질 때 다크힐은 이런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도움을 호소해 왔다.

이라크 의회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격정적인 연설을 쏟아내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그의 연설이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지자 이라크 정부는 구호품 지원과 공습을 위한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감정을 자극하는 그의 연설이 미국의 공습 참여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 1주일 뒤 야지디족을 위한 구호물자를 실은 이라크 정부군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 추락 사고로 다리와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라크 북부 니네베주에 거주하는 쿠르드 계열의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야지디족은 조로아스터교와 초기 이슬람교, 기독교, 수피교가 혼재된 고유의 종교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평소에도 무슬림으로부터 배척당해 왔다.

IS가 이라크 북부 지역을 장악한 이후 이곳에 살던 소수 민족이 박해당하거나 추방당했지만, 야지디족은 '개종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IS의 협박 속에 가장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야지디족 여성들은 IS의 성노예로 전락했다. IS는 야지디족 여성은 노예가 될만하다고 여기며 조직적으로 납치했고, 이를 공공연히 알렸다.

에르빌 출신인 그의 집안은 아버지와 8명의 형제·자매가 모두 의사, 변호사, 약사인 상류층이다. 그 역시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야지디족 학생들이 테러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돕다 정치에 발을 들였다.

다크힐은 자신을 죽이겠다는 IS의 공언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는 했지만, 위험이 실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IS는) 교육받은 전문직 여성을 싫어한다. 특히 내 자매들을 구하려 하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나를 특히 싫어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IS에 납치된 여성을 위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납치된 여성으로부터 구조 요청이 오면 상황과 위치를 파악해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쿠르드민병대에 알려주거나 지하에서 활동하는 운동가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는 "지금 하루 24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그건 국회의원으로서가 아니라 비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으로서, 야지디족으로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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