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고배-정청래 오영식 축배…'86그룹'의 명암>(종합)

편집부 / 2015-02-08 20:37:51
△ 지지 호소하는 이인영 후보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대표 후보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5.2.8 leesh@yna.co.kr

<이인영 고배-정청래 오영식 축배…'86그룹'의 명암>(종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형섭 기자 = 세대교체를 기치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이인영 의원이 쓰라린 패배를 맛보면서 그와 인생궤적을 함께 해온 80년대 운동권 그룹의 앞길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이 12%대 득표율로 3위에 그친 반면 정청래 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명과 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세대교체의 기치를 걸고 돌풍을 다짐했던 이 의원의 좌절이 이제 세대교체의 대상으로까지 언급되는 86그룹에 악재로 작용할 것만은 분명하다.

예비경선을 3위로 통과할 때만 해도 "반란이 시작됐다"고 선언한 이 의원은 본선 초반만 해도 문재인, 박지원의 빅2 구도를 무너트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이 의원의 세대교체 구호는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거친 공방전 속에 호소력을 얻지 못했다.

이 의원의 패인을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86그룹을 바라보는 당원과 국민의 차가운 시선이 바뀌지 않은 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당 관계자는 "86그룹은 자신들을 세대교체의 적임자로 자처했지만, 사실 이들은 10년 넘게 꾸준히 주류에 머물렀던 세력"이라며 "당원들도 쉽게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86그룹은 1996년, 2000년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로 화려하게 제도권 정치에 등장했지만, 집권세력의 틀 안에 안주하면서 그들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는데 실패했다.

민주화 운동의 성과를 운동권만의 투쟁 결과 내지 '훈장'으로 인식하는 배타적 우월주의와 그들 내부에서조차 학번과 학벌, 특히 전대협 의장단 서열을 중시하는 듯한 권위주의적 태도는 대중에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중요한 정치적 고비에서 선명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특정계파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정파적 태도는 '하청정치'라는 조어를 낳았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의원은 경선에서 "그동안 계파 보스의 보조자 역할에 안주했다"고 86그룹의 과거를 반성하며 혁신을 약속했지만, 민심과 당심은 끝까지 싸늘했다.

당 관계자는 "당내에 운동권 출신이 많지만 이제는 86그룹이란 같은 간판 아래에서 행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각자도생'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86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2위, 오영식 의원이 4위로 각각 지도부에 가세한 것은 일말의 희망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비노와 호남의 몰표를 받은 주승용 의원에게 '1등 최고위원'의 자리를 넘겨줬지만, 두 명의 최고위원을 배출한 유일한 당내 그룹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들의 세대교체 화두가 유효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인영 의원도 개인으로선 이번 전대가 문·박 의원의 과열 혼전으로 모든 관심을 흡수한 탓에 관심에서 밀린 것이지, 나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평가의 연장선에서 86그룹도 꾸준히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제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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