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당원 "선거 무효" 언성도…후유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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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하는 당 대표 후보자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문재인(왼쪽 부터), 이인영,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제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5.2.8 zjin@yna.co.kr |
<野전대 대장정 마무리…시소게임 끝 희비교차>(종합)
한파 속 세대결 '후끈'…현장서 막판 격정연설 대결
일부 당원 "선거 무효" 언성도…후유증 예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송진원 박경준 기자 = 팽팽한 혈투를 이어가던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레이스가 8일 원샷전당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의 영광을 차지했지만, 워낙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이어진 만큼 현장의 열기는 한파를 잊게 할 정도로 뜨거웠다.
한편 지도부는 전대를 계기로 당의 갈등을 끝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전대 직후 지지자들간 충돌이 벌어지는 등 적지않은 후유증을 예고했다.
◇ 후보별 막판 응원전 '팽팽' = 행사 시간 1시간 전인 12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주변은 후보들의 선전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의 낮 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할 정도로 추운 날씨에도 대의원 참석률이 70%를 넘어설 정도로 참석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간 기싸움도 팽팽하게 펼쳐졌다.
문재인 후보는 팬클럽을 중심으로, 박지원 후보는 지역구인 목포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응원단이 꾸려져,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후보 보좌진들 간에는 "실내에서는 구호를 하지 말자"는 합의도 했지만, 이를 아랑곳 않고 목청 대결은 계속됐다.
불꽃튀는 응원 경쟁은 정견발표에 이르러 정점에 달했다.
당원들은 자리에 앉아있다가도 지지하는 후보가 연단에 오를 때마다 벌떡 일어나 후보의 이름이나 기호를 연호하며 플래카드를 흔드는 등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다.
◇양보없는 연설전…승패따라 표정도 희비 =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이날 마지막 힘을 짜내며 양보없는 연설대결을 벌였다.
문 후보는 이례적으로 단호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했다. 박 후보는 눈가를 적신 채 감성에 젖은 표정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문 후보에 대한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먼저 연설에 나선 박 후보는 "대북송금으로 마취수술을 받고 눈이 이렇게 됐지만, 노무현 정부의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며 "계파는 없고 경륜만 있는 박지원이 총선·대선 승리로 가겠다. 당 대표를 꼭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제가 친노라서 안된다고 생각하나. 호남이 아니어서 안된다고 생각하나. 대선주자여서 안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이제 (이런 편견을) 제발 넘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이 끝난 후 투표가 시작되자 후보들은 한표라도 더 잡겠다는 심정으로 앉아있는 대의원들을 하나씩 찾아가 악수를 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두 후보의 표정은 극명히 갈렸다.
문 후보는 마치 본인이 앞섰다는 소식을 접한 듯 밝은 표정으로 구두끈을 고쳐매는 등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막바지가 되자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당선자가 발표되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문 후보와 악수한 뒤 빠르게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 통합·재도약 다짐속 갈등 조짐도 = 이번 전대에는 지도부는 물론 원로부터 일반 당원들까지 출동해 한목소리로 당의 통합과 재도약을 주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권노갑 김원기 송영호 임채정 정세균 이해찬 김한길 안철수 상임고문 등이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았고,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 정의당 천호선 대표 등도 참석해 새정치연합의 새출발을 지켜봤다.
최근 탈당설이 떠돌았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고,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문 비대위원장은 "새 기수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며 "하나로 똘똘뭉쳐 혁신 또 혁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원들은 문 비대위원장이 직접 작사·작곡한 새 당가를 함께 부르며 화합을 다짐했다.
그러나 승패가 갈린 후에는 일부 당원들이 반대편 지지자들과 말싸움을 하는 모습도 연출돼, 향후 갈등이 촉발될 조짐을 드러냈다.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후보가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거 무효다", "살림을 따로 해야 한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특히 일부에서 "ARS를 제대로 안돌렸다", "속았다", "탈당하러 가겠다"는 고함이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문 후보 지지자가 "탈당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응수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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