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2015 중국전략은> ③ "공동제작서 길 찾아야"

편집부 / 2015-02-08 08:01:04
'런닝맨' '나가수' '아빠 어디가?' 등 예능프로 공동제작 성공사례
웹드라마 제작으로 틈새시장 공략도…"중국 호락호락한 시장 아니야"


<한류, 2015 중국전략은> ③ "공동제작서 길 찾아야"

'런닝맨' '나가수' '아빠 어디가?' 등 예능프로 공동제작 성공사례

웹드라마 제작으로 틈새시장 공략도…"중국 호락호락한 시장 아니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결국은 공동제작에서 길을 찾아야죠. 중국이 결코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닙니다. 차이나 머니가 넘쳐난다고 하지만 눈먼 돈은 하나도 없습니다. 반드시 대가가 필요하죠.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고 그들도 우리가 필요하니 손을 잡고 공동제작을 해야죠."

SBS 예능국 남승용 국장은 이같이 밝히며 "중국에서 몇몇 한국 예능 콘텐츠가 대박이 났다고 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서로 부단히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SBS TV와 중국 절강위성TV가 공동제작해 지난해 10월 선보인 중국판 런닝맨인 '런닝맨 차이나-달려라 형제'가 지난 1월9일 4.216%(중국 시청률조사업체 CSM 50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MBC TV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이 보유했던 4%를 넘어선 중국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고 시청률이라고 SBS는 설명했다.

방송사가 2천개가 넘는 중국에서는 시청률 2%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치는데, 중국판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이 잇달아 그 두배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MBC TV '나는 가수다'도 중국판으로 제작돼 현지에서 시즌3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 시청자들이 노래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호하면서 후난위성TV가 2011년 말 MBC에서 '나는 가수다' 포맷을 구입해 현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MBC의 철저한 자문을 받아 제작된 중국판 '나는 가수다'(我是歌手)는 2013년 1월 첫 선을 보인 시즌1에 이어 2014년 시즌2도 사랑받았다. 평균시청률 2.3%, 최고시청률 4.3%까지 기록했다.

지난 1월2일 시작한 시즌3에는 한홍, 호언빈, 손남 등 중국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 중이다.







최근 2~3년 많은 한류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이 중국에 수출됐지만 '대박' 수준의 성과를 낸 프로그램은 이처럼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런닝맨' 등 세 편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출하면서 각 방송사는 제작노하우도 함께 수출했다. 국내 제작진이 현지로 파견돼 중국판을 제작하는 데 참여한 것이다.

한류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중국이 포맷을 수입해 가 투자를 하고 해당 방송사가 제작노하우를 전수하는 형태로 공동제작을 하는데 이 경우 수익의 일정부분을 방송사가 갖게 된다.

SBS 남승용 국장은 "확실한 콘텐츠로 승부해야지 아무거나 중국에서 성공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이 물질적으로는 성장했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성장할 부분이 많아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럴 때 공동제작의 좋은 모델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한류스타 이민호의 소속사 스타하우스는 요즘 중국을 겨냥한 웹드라마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스타하우스의 장영훈 대표는 "여러가지 형태로 중국에서 제안이 들어오는데 그중 중국 시장 맞춤형 웹드라마 제작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제작은 한국에서 하되, 중국의 투자를 받아 중국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되는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으로, 이렇게 만들면 '중국산'이 돼 수입 콘텐츠에 대한 심의의 울타리를 벗어난다.

장 대표는 "중국의 규제가 어떤 식으로 언제 또 바뀔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은 이런 형태로 제작하는 웹드라마가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중국용 웹드라마 제작은 이미 여러 곳의 제작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와 국내 JYP픽처스가 공동 제작한 웹드라마 '드림나이트'는 이미 지난달 말 서비스를 시작했고, 탤런트 김영광과 투애니원의 산다라박이 주연을 맡은 '닥터 모 클리닉'는 내달 유쿠를 통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화프로덕션, 김종학프로덕션 등 기존 드라마 제작사들도 웹드라마 기획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러한 웹드라마 제작 움직임은 IT가 날로 발전하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이 붙은 중국 온라인 사이트들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일부 스타에 대한 투자 제안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류드라마 전체가 중국 시장 특수를 누렸다면, 올해는 중국에서 확실히 성공이 보장된 스타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자국 콘텐츠에 이들 인기 스타들을 캐스팅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급 스타 이민호와 김수현의 경우는 영화는 30억~40억원, 드라마는 회당 3억~5억원을 제시하고 심지어 백지수표까지 제안하기도 한다.

장 대표는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에서 확실하게 성공이 보장되는 스타나 콘텐츠에 중국 측의 관심과 제안이 집중되고 있다. 불투명한 기획들은 걸러내고, 좀더 확실하고 성공확률이 높은 쪽에 베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호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보니 이민호가 출연하는 콘텐츠에 대한 선투자 제안도 많고 무조건 전액을 투자하겠다는 회사도 여러 곳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본 적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면 그들이 어떤 조건을 내세울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삼화프로덕션의 안제현 대표는 "중국 측이 한류드라마보다 한류 예능프로그램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대체로 드라마보다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비 규모가 크다. 기업체가 프로그램에 스폰서로 붙어 제작 규모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드라마보다 한류의 노하우를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에는 매력적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중국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는 회당 제작비가 5억 원을 넘고, 기업 스폰서 비용도 500억~600억 원에 달한다"며 "한류드라마 수출 길이 막힌다면 중국용 예능프로그램을 중국 측과 공동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팬엔터테인먼트의 윤고운 제작팀장은 "중국 측이 판을 읽는 데 굉장히 빠르다. 어떻게 하면 자신들에게 이득일까도 잘 판단한다"며 "지난해 초반만 해도 우리에게 '한류를 배우고 싶다'고 했던 그들이 이제는 '같이 뭔가 해보자'고 한다. 짧은 시간 내에 달라졌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이런 상황에서 차이나 머니의 논리에 끌려가면 우리는 큰 걸 못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롤을 가지고 중국 측과 함께 일할 방법을 찾는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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