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충북 첫 소 구제역 발병 제천 축산농가 '한숨'

편집부 / 2015-02-06 18:24:34
"곧 명절인데…무사히 지나가기만 고대"…방역 안간힘
△ 제천서 '한우 구제역' 발생…방역 강화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제천시 금성면 사곡리의 한 농가에서 한우 1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6일 이 마을 입구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 검역본부 직원이 축산관련 차량을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2015.2.6 jeonch@yna.co.kr

<르포> 충북 첫 소 구제역 발병 제천 축산농가 '한숨'

"곧 명절인데…무사히 지나가기만 고대"…방역 안간힘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주위 눈치가 보여서 맘대로 외출도 못하고 있습니다"

6일 소 구제역이 터진 충북 제천시 금성면 사곡리 마을 입구는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방역초소를 설치하려는 공무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전날 이 마을의 한 농가에서 사육 중인 89마리의 소 중 1마리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여 신고됐다. 검사 결과 이 소는 'O형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설마'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자 이 마을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이곳은 4년 전에도 구제역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그때의 아픈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주민들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로 들어가는 어귀에는 아침 일찍 축사 방역을 마치고 나온 주민 서너 명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웃음기 잃은 그들의 얼굴에는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과 근심이 가득했다.

이 마을 이장 이종천(53)씨는 "마음이 답답하다 못해 참담하다"며 "한동안 구제역이 잠잠해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는데 이게 웬일이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금성면 일대는 제천에서도 축산농가가 가장 많은 곳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로부터 3㎞ 안에는 소 2천555마리(76개 농가), 돼지 6천831마리(4개 농가), 염소 78마리(4개 농가), 사슴 11마리(1개 농가)가 사육되고 있다.

특히 3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한 농가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약한 돼지를 2천여 마리나 키우고 있다.

다행히 구제역 확진을 받은 소 1마리를 제외한 다른 소들에서는 항체 형성이 모두 '양성'으로 나와 한숨은 돌렸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이 일대 축산농가에 대한 백신접종은 모두 마쳤지만 그사이 항체 형성이 혹시 모자란 경우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씨는 "동네 주민 모두 최대한 바깥출입을 자제하며 방역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곧 있으면 명절인데 제발 조용히 이대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 역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천시는 구제역 발생 농장 입구와 인근에 방역초소 3개소를 설치하는 한편 방제차량으로 농장 주변 긴급 소독을 하고 있다.

또 이 농가의 소에 대해 3주간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고, 이곳으로부터 500m 이내의 우제류 농가에 대해서는 일제 추가 접종에 들어갔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방역초소와 거점소독소 운영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긴급 임상예찰을 더욱 강화해 구제역이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근 주민들도 소독과 이동제한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2월 3일 진천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충북에서 소에 대한 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충북 지역 구제역은 진천·청주·증평·괴산·보은 등을 중심으로 돼지에게서만 발병했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살처분된 돼지는 2만9천여마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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