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포항시 공무원 특강서 '자화자찬'
"사실상 선거운동"…"창조경제에 맞는 전문가 초청해야"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지역 국회의원들이 포항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경쟁적으로 특강을 벌여 공무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포항시는 한달에 한두번씩 갖는 공무원 마인드교육의 일환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참석한 일부 공무원들은 "예산확보 노력과 지역구 활동 등 자기자랑 일색인 사실상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6일 포항시에 따르면 공무원의 공직 마인드 강화를 위해 매달 한두차례씩 문화복지동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1회에 500명 가량의 공무원이 강의를 듣는다.
작년에는 19차례 특강을 열었다.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강사로 나와 이슈가 되는 사회문제와 공무원이 알아야 할 사안들을 진단하고 방안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달 20일과 지난 3일 두차례 열린 특강에 지역 국회의원인 이병석·박명재 의원이 차례로 강사로 나섰다.
창조경제의 방향 제시와 국비예산 확보 노하우를 강조하는 주제로 각각 70여분간 진행됐다.
그러나 강의를 들은 한 공무원은 "창조경제에 발맞춰 공무원 마인드와 지방행정도 혁신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 했고 숨어있는 예산도 따왔다는 자랑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공무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국회의원이 왜 강사로 나왔을까 의문이다"며 "마인드교육에 정치인들이 등장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고 호감이 반감으로 돌아설 여지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3월에는 정장식 전 포항시장도 강사로 나올 예정이어서 공무원들이 교육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포항시가 초청했거나 아니면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강사로 나왔던 간에 정치인들이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치적홍보용 특강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허윤수 포항시 자치행정과장은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공무원들도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마련했을 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강의 내용과 강사 선정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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