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새누리 정부견제 나서자 "우리 어젠다인데…">

편집부 / 2015-02-03 16:51:48
야당 존재감·입지 축소 우려…"전대 관심 떨어질라"
국민모임 진보색채 강화에 "샌드위치 신세" 걱정도
△ 포옹하는 김무성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오른쪽),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옹 하고 있다. 2015.2.3 leesh@yna.co.kr

<野, 새누리 정부견제 나서자 "우리 어젠다인데…">

야당 존재감·입지 축소 우려…"전대 관심 떨어질라"

국민모임 진보색채 강화에 "샌드위치 신세" 걱정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박경준 기자 = 비주류 '투톱' 체제로 새 진용을 갖춘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노선 변화를 주창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견제에 나서자 이를 바라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속내가 복잡하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당선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에 경고음을 울린 것"(2일.유기홍 수석대변인)이라고 축하 논평을 냈지만, 정부를 비판 견제해야 하는 제1야당으로서의 '위치잡기'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명박 정부 당시 '여당내 야당' 역할을 한 당시 박근혜 의원의 노선이나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복지 강화 노선 등으로 야당의 존재감과 입지가 축소됐던 '쓰라린 기억'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당내에서 감지된다.

자칫 '김무성-유승민' 체제의 수평적 당청관계 변화와 혁신 드라이브가 중도 합리 성향 유권자들의 시선을 가져갈 수 있다는 위기감때문이다.

중원 잡기 경쟁에서 '혁신하는 보수정당'한테 또다시 어젠다를 선점당할 경우 차기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왼쪽'으로부터 공격도 만만치 않다. 선명한 진보를 내세워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국민모임'이 '세금혁명당'을 표방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좌우 양쪽으로부터 샌드위치에 낀 채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발언한데 이어 유승민 원내대표도 "박근혜정부가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바꿔 나아가야 한다"며 '논의의 활성화'를 강조하자 그 향배를 예의주시했다.

한 전략통 의원은 "구체적 내용과 방법 면에서는 여야간 방향이 분명히 다르지만, 자칫 증세나 복지 프레임에서 우리가 선수를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집권여당의 새 투톱이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할 말을 하겠다"는 기조로 나선 것에 대해서도 야당으로선 마냥 박수만 치기는 힘든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정부 및 청와대와의 차별화를 본격 시도할 경우 당청간 '디커플링'(탈(脫) 동조화) 현상으로 야당이 누리던 반사이익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이범 부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무성-유승민 쌍두마차 체제가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삼는 그림이 그려질 경우 야당으로선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 선출 및 그에 따른 당청관계 변화 가능성 등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가뜩이나 막판 룰 전쟁의 후폭풍에 휩싸인 전당대회가 더더욱 관심권에서 밀리고 있는 현실도 새정치연합의 시름을 더하는 대목이다.

한 의원은 "어쨌든 새누리당은 생존을 위해 변화를 선택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은 지리멸렬한 당권경쟁으로 외면을 받고 있어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모임 신당추진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와 결별하고 보편적 복지를 위한 세금혁명당이 될 것"이라며 4월 재보선에서 독자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새 지도부의 첫 시험대가 될 4월 재보선부터 야권 분열을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신당 사이에서 차별화된 좌표 설정을 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우클릭'에 치중하자니 당내 강경파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여당과 스펙트럼이 겹치고 그렇다고 '좌클릭'으로 일관하자니 신당과 겹치면서 중도층을 놓칠 수 있어 고민이 깊다.

확고한 정체성 확립이 새 지도부의 당면과제로 떠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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