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후폭풍'…박원순 시장의 선택은?

조영재 기자 / 2015-12-14 20:59:35
文과 문안박 연대 긍정답변 호의적 관계…安과도 2012년 '아름다운 단일화'로 시장 당선
△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64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는 박 시장 모습. <사진제공=포커스뉴스>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의 삼각 꼭짓점 중 '안'이 사라진 상황. 박 시장이 어떤 모습,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야권의 지형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워눈 시장은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문-안-박 연대에 대해 호의적 입장이었다.

 

지난달 18일 문 대표의 연대 제안 직후 박 시장은 최창환 서울시장 정무수석을 통해 "서울시정에 중심을 두고 전념하면서 현행법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돕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당의 통합과 혁신을 모색하자는 제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함께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19일에도 문 대표와 함께 한 시민간담회에 참석,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이날 "기득권을 내려놓고 헌신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해 안 전 대표의 근본적 혁신방안 실천이 중요하다는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며 공존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파국을 막기 위해 그 어느 편도 들지 않은 모양새였다.

 

박 시장은 11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와 관련해 "문제를 푸는 방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며 "그렇지만 통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 신뢰 얻어야 한다는 점에선 같은 입장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분이 다른 방법을 절박하게 논의하고 결단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두 분이 논의하고 또 결단할 사안에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중간에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철수 탈당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눈길이 쏠린다. 사진은 8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 시장 모습. <가ㅣㄴ제공=포커스뉴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 9일, 박 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이라서) 당에 개입하기가 참 어렵다"며 "문 대표와 안 대표 두 분이 좀 앞장서서 이 갈등의 국면을 극복하고, 어떻게 하든 당의 단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 박 시장은 "당의 전면적 혁신을 해야 된다는 요구도 맞고 또 동시에 이제는 화합을 이뤄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된다는 요구도 맞다"며 "두 분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함께 대화를 하면 안 될 이유는 없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조영래 변호사 2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묵념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진행자가 "박 시장은 두 분 모두와 교감하는 분이 아니냐"고 묻자 박 시장은 "중간에 좀 노력을 했다. 각자 뵙기도 했고 또 여러 가지 문자메시지나 전화로나 이런 말을 드렸는데 잘 안 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어 "당이라는 게 서로 동지적 관계이지 않으냐"며 "어떻게 하든 서로 다른 이견을 좁히고 뭔가 큰 결단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국민들의 많은 이견과 갈등을 조정에서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당 안에서도 못한다면 그건 올바른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중재 노력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13일, 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겠다"며 당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결별이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안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이날, 박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다는 말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있겠나"라며 "두 분 중 누구의 책임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박 시장은 갈등 국면에서, 또 파국 이후에도 중도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대략난감'인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안 전 대표와의 '아름다운 단일화'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 시장으로서는 안 전 대표를 비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표나게 문 대표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는 분위기다. 내년 4·13총선에서 박 시장이 과연 누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선거법이 허용하는 한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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