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與, 부동산 증세 핵심 내용들 수정 요구

조영재 기자 / 2026-08-25 12:19:33
지지율 하락에 與, 부동산 증세 수정 요구…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급증 우려…전월세난·정치적 타협 가능성 대두

 

[부자동네타임즈=조영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8월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정부가 8월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논의했다. 개편안 발표 이후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자 여당 지도부는 이날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시간 30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는 부동산 공급 대책, 9월 정기국회 중점 처리 법안 등도 논의됐지만 부동산 세금 문제가 가장 오래 다뤄졌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8월23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에 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증세 계획 대부분을 수정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연합뉴스

 

■2시간 30분간 부동산 세금 집중 논의

8월3일 정부는 아파트 가격 인상에 따라 1주택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시세 약 17억4000만원)에서 14억원(약 20억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다만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을 깎아주는 기본공제는 실거주자는 14억원, 비(非)거주자는 9억원으로 했다.

14억원짜리 주택이 있으면 실거주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지만, 비거주자는 이 가운데 5억원어치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20·30평형대 아파트 상당수의 시세가 20억원 초·중반에 몰려 있어 비거주자는 세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또 주택을 오래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와 장기 ‘보유’ 소득공제로 나누고, 장기 보유 소득공제는 2029년부터 폐지하겠다고 했다. 비거주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당정 회의에서 여당 참석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와 거래세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당정 결과 브리핑에서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기를 강하게 요청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장특공제 축소에 따라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하게 돼 전월세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장특공제 축소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 육아 등 사유가 있는 경우 비거주자라도 실거주자와 같이 공제 혜택을 주는 ‘예외 인정 사유’를 정부안보다 확대하자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고위당정에 앞서 세제 개편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에서도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에 우려를 표한 의원이 많았다고 한다. 서울 지역구 한 중진 의원은 “1년 만에 시세 20억원이 넘어간 주택이 한둘이 아니어서 가만히 있어도 세금이 늘어나는데, 인위적인 증세까지 한다고 하면 주민들의 반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8월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연합뉴스

 

■김민석 대표 취임 후 첫 당정회의, 정부 수용할 듯

정부가 민주당 요구 가운데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이날 당정 회의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측 참석자들이 당의 주장을 상세히 들었고,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과세 기준 등 구체적인 숫자가 논의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비거주 1주택자 세제와 관련해 당의 입장과 요청을 전달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권에선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민주당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권 관계자는 “세제 개편은 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인 만큼, 정부는 제안하는 처지이고 실제 결정은 국회, 여당이 하는 것”이라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린 고위당정 회의인 만큼 청와대도 ‘합리적 지적을 수용해 보완한다’는 기조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이를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한병도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4일 당 회의에서 “(세제 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혜택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조세 정상화”라고 했다.

그러나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으려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자 민주당은 입장을 급선회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슈가 됐고,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당대표 후보들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공제액 축소와 장특공제 일괄 폐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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