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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녹번동 다세대주택 공사장 주변 건물 8채에 금이 가고 기울어져 안정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2015.12.27 박요돈기자 smarf0417@focus.co.kr |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서울 은평구 녹번동 다세대주택 균열은 인근 공사장 터파기 작업에서 발생한 지반 압력의 변화와 상수관 노후‧파손에 따른 누수가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종태 경북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장윤구 은평구 건축과장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안전반은 27일 오후 2시 30분쯤부터 현장공동조사를 진행한 뒤 “사고 원인은 외부 토압 (변화)와 중앙 맨홀의 노후로 인한 누수로 보인다”며 “또 사고 이틀 전인 24일 배수관이 탈락되면서 물이 조금씩 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공사 현장 인근 주택의 붕괴를 막는 버팀보의 설계가 잘못돼 토압 변화에 따른 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우 교수는 다만 설계도면을 봐야 한다면서 “상수도 물이 두 시간 가량 제법 많이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일시적으로 회전하면서 옹벽도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다”며 “물이 없다면 흙의 압력만 고려해 설계하면 되는데, 물이 나오면서 압력이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공사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아니고 물의 영향으로 밀리다 보니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 과장은 “전문가와 함께 붕괴 조짐에 대해 보완하는 차원에서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땅 메우기 보강 작업 등은 다음주 수요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정밀 정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안정화 됐다고 판단되면 주위 피해가옥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등급 판정을 받아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울 은평구 녹번동 사건 현장에서는 흙 다지기 작업이 계속 진행됐다. 계속해서 흙을 나르는 트럭이 드나들었고 대형 포크레인이 흙을 퍼서 안 쪽으로 옮기면 소형 포크레인이 다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정밀안전진단 E등급에 해당하는 흰색 2층 주택은 공사장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외벽과 지붕의 균열은 언뜻 보기에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공사현장 바로 옆 빌라에 살고 있는 박모(66‧여)씨는 “공사를 하면 안 될 지역에 공사를 한 것”이라며 “주변 집들도 낡고 길도 좁은데 위험한 공사를 강행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김모(71‧여)씨도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나왔다”며 “일부는 여기에 살고 있는데 어디서 무슨 점검을 하는지 묻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점검을 한다는데 위험하고 불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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