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원정도박' 삼성 임창용, 혐의 일부 인정

이영진 기자 / 2015-11-25 15:52:27
△ 지난 9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삼성-넥센 경기, 9회말 3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한 삼성 마무리 임창용이 넥센 타선을 잠재우는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투수 임창용(39)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지난 24일 동남아 원정도박 의혹이 제기된 임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임씨를 소환해 13시간동안 집중 조사를 벌였다.

 

임씨는 검찰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인 것은 맞다”면서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지만 선수(32)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17일 경찰은 삼성라이온즈 소속 선수들 중 일부가 마카오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법원에서 계좌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조회 영장을 발부받아 두 선수의 원정도박 혐의, 조폭과의 연계 여부 등을 파악했다.

 

통합 5연패를 노리며 한국시리즈에서 승승장구 중이던 삼성라이온즈는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에 대해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김인 삼성 구단 사장은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라이온즈 야구단은 최근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구단은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도박 의혹과 관련해 향후 수사당국의 요청이 있을 시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구단은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다시 한번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과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임씨 등이 도박을 벌인 곳은 동남아 일대 카지노를 중심으로 운영된 이른바 ‘정킷(junket)방’이다.

 

검찰은 지난 4일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를 마무리하며 총 33명을 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총 33명을 기소하면서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는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와 경비용역업체 H사 대표 한모(65)씨가 구속기소됐다.

 

또 경기 광주시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맹모(89)씨 등 기업인 7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00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비롯해 이날까지 검찰이 기소한 기업인은 12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정킷방을 통해 탕진한 금액의 규모는 500여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킷방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폭력조직 간부 11명과 기업인에게 원정도박을 알선한 브로커 3명 등 총 14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잠적한 7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정킷방은 외국 카지노 VIP룸을 빌려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도박을 알선하는 곳을 말한다.

 

이들은 정킷방을 통해 판돈의 일부인 ‘롤링수익’과 도박꾼들이 잃은 금액인 이른바 ‘루징금액’의 일부까지 챙기며 자금력을 늘려갔다.

 

또 해외에서 진 빚을 한국에서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고가의 이자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같은 정킷방에는 현존하는 폭력조직들의 대부분이 연루돼 있고 동남아 국가별로 구역을 나눠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마카오 일대에서 정킷방을 운영한 것은 광주 송정리파다. 필리핀은 학동파, 캄보디아는 영등포 중앙파와 영산포파 등이 주도권을 잡고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범서방파 두목이던 김태촌의 양아들로 알려진 김씨를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던 중 원정도박 혐의점을 잡고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는 지난 6월 원정도박 브로커 문씨와 이씨가 붙잡히면서 본격화됐고 지난달 22일 마카오에서 정킷방을 운영한 광주 송정리파 행동대원 이모(39)씨가 붙잡히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렇게 검찰은 지난 6월부터 4개월여 동안 정킷방 운영업자, 원정도박을 알선한 브로커 등을 대상으로 집중 수사를 벌여왔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2일 폭력조직이 정킷방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에 대한 환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 마무리 당시 검찰은 야구선수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 원정도박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검찰이 임씨를 소환하는 등 기업인 외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자들의 줄소환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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