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백수연 기자] 정부가 비(非)거주 1주택자 과세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주택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유예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도 8월6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 관계부처에 ‘관습에서 탈피한 비상한 해법’을 주문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청와대 온라인 정책홍보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추가적으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이라며 “(주택) 매도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고 했더니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여 실거주자를 찾기 어렵고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어 팔기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임차인의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까지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한시 유예하기로 했지만, 이 차관은 “이것으로도 부족하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가 확대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날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대응 간담회’를 열고 비거주 1주택자 과세가 전·월세 시장과 시민 생활에 미칠 영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김영배 의원은 “세제 중에서도 1가구 비거주자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서울시의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1가구 비거주 문제를 놓고 정부안에 대한 보완책을 요구하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CBS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이 관계부처에 “과거의 관습을 탈피해 비상한 해법을 내놓으면서 공급 물량을 확보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주택 공급 문제를 포함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성 수석은 기존 공급 대책의 진척이 더딘 배경으로 행정 절차와 각종 규제 문제 등을 짚었다. 구체적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안을 겨냥해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을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토허제 ‘샌드위치’…비거주 1주택자 ‘진퇴양난’ +
정부 예외적 거주기간 인정 방침…현장선 예외 해당 여부 몰라 혼란…稅부담에 팔고 싶어도 규제 발목
“맞벌이라 아이를 봐줄 부모님이 있는 친정 근처에서 살고 있습니다. 서울 집은 전세를 줬는데, 아이가 어릴 때는 당장 다시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아요. 정부는 직장 이동이나 취학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집을 비운 기간은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준다는데, 저 같은 경우도 해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맞벌이 부부인 A씨는 부모의 육아 도움을 받기 위해 서울 집을 전세 놓고 친정 인근에서 거주하고 있다. 정부는 직장 이동이나 취학, 질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비운 기간을 세제상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지만, 육아는 명시적인 인정 사유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부모의 도움을 받기 위해 다른 곳에 거주한 기간이 인정되지 않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현장에선 “집을 팔기도 다시 들어가 살기도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면서 직장 이동과 취학, 질병, 해외 체류 등은 예외적으로 거주기간을 인정하기로 했지만, 그 외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유’는 과세당국이 개별 판단하기로 해 시장에서는 어디까지 인정될지를 두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2주택자의 경우 현재 기본세율+20%포인트를 내년에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추가 세율이 낮아진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높은 대출 문턱 등 중첩된 규제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데다, 올해 세입자와 계약을 맺은 일부 다주택자는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매도하려 할 경우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기간을 놓칠 수도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경과규정은 내년 말까지 인정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차인 거주 주택 거래 특례는 올해 말 종료되면 세입자가 있는 집은 오히려 팔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뒤늦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유예를 확대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런 문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처분이 어려운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해 양도세 특례를 이전고시 이후 1년까지 유지하는 경과규정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세제와 주택 규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제와 대출, 거래 규제가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며 “한시적 예외를 반복하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시장 왜곡과 거래 감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 “비거주 1주택 토허제 예외 검토”
실거주의무 유예로 매물 출회 유도…“과거와 달라”…매물 잠김 우려 반박…집값 안정 위해 보유세 강화 검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8월10일부터 재개되면서 ‘윤석열표’ 감세 조치가 4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동시에 실수요자 중심의 ‘이재명표’ 부동산 세제 정책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정부는 양도세 부담에 따른 ‘매물 잠김’을 차단하고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 검토에 나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를 통해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는 의미다. 지금은 매수자가 반드시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세입자가 있는 집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지자체로부터 매도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주택 보유자들은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에 한해 일시적으로 실거주 의무를 유예함으로써 어떻게든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어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이런 전망은 대체로 과거 정부에 대한 경험을 근거로 한다”면서 “국민주권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방식이 다르다. 금융·세제·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집값 안정을 위한 다음 세제 카드로 정부는 보유세 강화를 검토 중이다. 강화 방식으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 산정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향이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가 이 비율을 95%에서 60%로 낮춘 이후 종부세 과세 인원이 3분의1 수준까지 급감하자 정부는 이 비율을 8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낮춘 종부세율과 확대한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을 문재인 정부 때로 되돌려놓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직접적인 증세는 국민적 저항이 클 수 있어 ‘최후의 카드’로 남겨 둘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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