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비전·실행력 갖춘 리더

이현재 기자 / 2017-01-11 08:24:25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재 기자]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어디를 가도 눈에 잘 뛴다. 헌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덕분이다.


하지만 그를 진정 도드라지게 하는 건 외모만이 아니다. 매사에 맺고 끝는 게 분명하고, 한번 목표를 세우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우리은행 계열사의 한 CEO는 "이 행장은 한마디로 칼이다. 일상업무나 목표설정, 비전수립 등 모든 일에서 복잡한 사안을 간단히 정리하고 명쾌하게 방향을 제시해 준다. 아랫사람으로선 존경하지 않을 수 없고, 일하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이는 실무와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행장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기획·마케팅·개인영업·전략·해외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4년 12월 우리은행의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 '영선반보(領先半步 성공하려면 항상 남보다 반걸음 앞서야 한다)'를 되새겼다. 당시엔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던 민영화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배경이다. 단호한 실행 의지를 내보이기 위해 스스로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하지만 여건은 열악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정부의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방침에 따라 지방은행과 보험·증권사 등을 매각해 주식가치가 떨어지고 순손실도 수천억원에 달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우선 조직 내부적으로 무사안일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성과보상체계와 인사제도를 손질했다.

 

우리은행은 공적 자금이 투입된 탓에 정부의 경영 통제를 받았는데 성과급 등이 경쟁 은행에 비해 적어 불만이 팽배했다. 이 행장은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한다는 원칙 아래 수시포상을 도입하고 개인 실적으로만 평가하도록 인사고과를 바꿨다.


조직개편도 서둘렀다. 취임 직후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들을 묶어 각 그룹장들이 3~4개 사업본부를 총괄하도록 하는 '그룹제'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효율성과 책임경영을 중시하는 업무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행장은 부실대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실적이 좋아질 수 없다고 확신했다. 때문에 기업대출 관리에 집중했다. 이른바 '뒷문 잠그기'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최대주주여서 국책은행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에 자주 동원됐다. 이에 경쟁 은행에 비해 기업 대출 규모가 크고 그렇다보니 부실대출도 많았다.


이 행장은 부실기업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등급 BBB+ 미만의 기업엔 지점장 대출전결권도 없애고 심사를 강화했다.


이런 노력으로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줄어드는 등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더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그 것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미국 뉴욕주 플러싱에 지점을 개설, 250개 해외 네트워크(25개국)를 구축, 국내 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해외 네트워크 기준으로는 전 세계 은행 중 34위 수준이다.


이런 안팎의 노력 덕분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0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연간 순이익(1조590억원)을 넘어섰다.


좋은 실적이 민영화 추진과 흥행의 든든한 발판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 행장은 자신 있는 성적표를 들고 지난해 미국·유럽·일본·싱가포르 등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며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4전5기끝에 성공한 민영화 스토리는 이렇게 쓰여졌다.


우리은행은 자체성장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올해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까지 늘려 세계 20위권 안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무수익 점포는 통폐합시키고 해외 네트워크는 꾸준히 늘려 국내 점포와 해외 네트워크를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재 30% 수준인 글로벌 부문의 손익 비중도 커질 것으로 우리은행은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새롭게 구성된 사외 이사들의 재신임을 받아 '민영화 원년'을 주도하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은행 안팎의 분위기도 좋다.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 등 5대 전략으로 우뚝 서자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우리은행 직원은 "이 행장은 열정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업무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며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해 직원들의 사기도 북돋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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