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오영란 "나이야 가라~"…네덜란드전 '극적 무승부' 이끈 선방

남자 사격 진종오(37세)와 더불어 한국 선수단 남녀 최고령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8-11 13:13:10

△ 골키퍼 오영란의 투혼

(서울=포커스뉴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퓨처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3차전에서 접전 끝에 32-32로 비겨 승점 1점을 올렸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팀 네덜란드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1무2패를 기록하며 조 5위를 유지했다.

◆위기를 막아낸 맏언니 오영란

여자핸드볼 네덜란드전, 후반전 30분은 다 지나고 32-32 동점에서 의심쩍은 판정으로 상대에게 7m 스로가 주어졌다. 축구의 페널티킥처럼 골대 7m 지점에서 슈터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자유롭게 슛을 던지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슈터 로이스 아빙의 한방이면 1점 차로 한국은 패하게 되는 상황. 이미 조별리그에서 2패를 당하고 있던 한국으로서는 이 경기도 질 경우 사실상 8강 진출이 어려워지는 위기였다.

이때 아빙의 앞을 막아선 이는 한국의 골키퍼 오영란이었다. 한번 시간차를 둔 아빙이 마침내 슛을 던진 순간, 오영란은 양 팔다리를 힘껏 뻗었고, 공은 오영란의 배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내쳐졌다.

한국선수들은 모두 코트 위로 달려나와 오영란을 껴안고 환호했다. 올해 44세,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은 맏언니의 활약에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희망의 불씨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은 2개, 동 1개 "이젠 금메달 딸 때"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에 이어 올해 리우까지 오영란은 다섯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특히 아테네 때 덴마크와의 승부던지기 끝에 결승에서 패하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라는 큰 감동을 전해줬던 멤버였다.

오영란은 한국 선수단 가운데 최고령으로 리우행에 몸을 실었다. 남자선수로는 사격의 진종오가 37세로 맏형이지만 오영란보다 한참(?) 동생이다. 올해 17세로 최연소인 이은주(기계체초)와는 무려 27세 차이. 핸드볼팀 막내인 유소정(20)보다도 무려 24세 많다.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거둬 금메달에 대한 한도 있고 경험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었던 오영란이지만 리우올림픽 출전에 고민도 많았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았고, 이미 2008년 국가대표 은퇴도 선언한 터였기 때문.

특히 두 딸과 생이별하는 것도 망설여지는 이유였다. 하지만 임영철 여자핸드볼 감독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설득을 뿌리칠 수 없었던 그는 마지막 올림픽이란 각오로 8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네덜란드전을 무승부로 마친 뒤 오영란은 "오늘은 내가 후배들을 이끈 것보다 후배들이 '언니, 힘내'라고 파이팅해줘서 내가 많이 의지했다"고 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영란의 활약에 네덜란드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자 누리꾼들은 "감동! 다 내려놓고 있던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번 힘내게 만들어주시네요. 고맙습니다"(순수**), "네덜란드전 정말 벅찬 감동이었습니다"(달**), "마지막 소름 돋았음! 어떤 경기보다 짜릿했다"(sena****), "이건 총성없는 전쟁 스포츠에서 몸으로 총알 막은 거다. 영란이누나 훈장 좀 줘라"(talk****), "진짜 우생순이네요. 대단한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등대**), "온몸에 멍과 상처 투성이겠죠. 핸드볼만 보면 왜이리 짠하고 눈물 나는지"(twin****) 등의 격려와 응원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은 남은 프랑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8강 진출을 희망할 수 있다.(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게티/포커스뉴스)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퓨처아레나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3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선수번호 1번이 오영란. 2016.08.1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게티/포커스뉴스)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11일(한국시간) 네덜란드의 7m 스로를 막아낸 골키퍼 오영란과 환호하고 있다.2016.08.11 ⓒ(인천=포커스뉴스) 지난 3월4일 인천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6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인천시청-광주도시공사 경기에서 인천시청 골키퍼 오영란이 광주도시공사 조효비의 슈팅을 막고 있다. 2016.03.04 우정식 기자 (인천공항=포커스뉴스) 남미에서 최초로 열리는 제31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핸드볼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7월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6.07.26 오장환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