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 300억원 규모 헬기 도입…'국산 장려냐 안전이냐'

한국항공우주 "국산 수리온 입찰할 수 있게 해달라"<br />
서울소방 "안전 기준 미달…입찰 과정 문제 없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8-03 15:05:20

△ 수리온 기반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 개발 완료

(서울=포커스뉴스) 한국항공우주(KAI)가 서울소방재난본부 헬기 입찰에 자사 헬기 '수리온'도 참여하게 해달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안전 문제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일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에 따르면 서울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은 다목적 헬기 1대 도입 입찰을 위해 사전규격을 발표했다. 규격에는 '국토교통부 표준증명 획득, 카테고리A급 한쪽 엔진 이착륙 기능'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국토교통부 표준증명은 소방헬기 등 민간용 항공기의 운항 안전성을 증명하는 절차다. 한쪽 엔진 이착륙 기능은 엔진 두 개 중 한 개가 꺼졌을 때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으면 카테고리A로, 엔진이 꺼진 즉시 근처에 착륙해야 하면 B로 분류된다.

KAI와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이하 KAI 측)는 이러한 사전규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소방당국 사전규격대로라면 오직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AW-189' 기종만 입찰할 수 있다며 "특종 기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카테고리A는 '과잉 스펙'이며, 법규상 국토부 표준증명을 받지 않아도 특별감항인증을 받으면 민간 소방 헬기로 사용할 수 있다. 특별감항인증은 국토부 표준증명을 받지 않은 항공기를 부득이하게 국가 기관에서 사용해야 할 때 안전성을 인증하는 절차다. 수리온은 본래 군용 헬기로 개발돼 방위사업청 표준증명을 받았다.

KAI측은 "현재 육군, 경찰에서 카테고리B로 분류된 수리온 60여대를 소방 헬기로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또한 국토부 특별감항인증을 받은 후 산림청과 제주소방에서 소방용으로 도입하는 등 수리온은 뛰어난 성능을 검증받았다"고 주장했다.

KAI측은 서울시의회에 "공정입찰을 위해 국산 헬기도 참여할 수 있게 서울소방 사전규격을 바꿔달라"고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 "수리온은 정부가 1조3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하고 230여개 협력사가 매달려 개발한 국산 헬기"라며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협력업체들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정부기관이 국산 헬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서울 소방당국은 국토부 표준증명을 받은 카테고리A급 헬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물이 촘촘하게 들어선 서울 지역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는 KAI측 주장에 대해서 "외부 전문가 감사를 받아서 규격을 도출했으며, 특정 기종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서울 소방당국은 수리온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소방측 사전규격을 심의한 최성호 항공산업정책 연구소장은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는 도심지 소방 헬기로 카테고리A에 해당하는 헬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뿐 아니라 부산 소방당국도 최근 다목적 헬기 도입을 공고하며 카테고리A를 기준으로 내세웠다.

한 항공 전문가는 국산 헬기 수리온의 판로를 넓히려면 민간용으로 재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항공기 표준증명을 주관하는 서울지방항공청 항공검사과 관계자는 "군용 헬기와 민간용 헬기는 안전 요건이 다르다"며 "군용 헬기는 미션 위주로 개발하지만, 민간용 헬기는 안전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리온이 국토부 표준증명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민간용으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도심에서 소방 헬기로 사용하고 더 나아가 수출까지 하려면 특별감항인증으로는 한계가 있다. KAI가 민간 버전으로 수리온을 개조해 국토부 표준증명을 받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서울=포커스뉴스) 29일 KAI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다목적헬기인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된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이 헬기는 함정과 해상에서 해병대 병력, 장비, 물자 수송을 맡아 상륙작전을 지원하게 된다. 2015.12.29 포커스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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