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초현실 그린 '얼음작가' 박성민 10번째 개인전 '아이스 캡슐-2016℃'
얼음이 가진 '억압성'과 과일이 지닌 '생명성' 조합해 사회적 메시지 던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8-03 06:01:17
△ 2015년 아이스캡슐 작품
(서울=포커스뉴스) "이런 구도는 현실에 없어요. 상상 속으로 그린 거죠."
극사실주의 그림처럼 보이는 박성민 작가의 작품은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 초현실주의 작품이다. 딱딱한 얼음 속에 생명감을 유지한 채 얼어있는 딸기는 현실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중력 탓에 딸기가 물 속에 가라앉거나 혹은 장기간 냉동 탓에 생명력을 잃기 마련이다.
박 작가는 이런 현실적 조건을 뒤집었다. 오직 상상 속 이미지를 통해 얼음 속 탱글탱글한 딸기를 만들어냈다. 그림 속 딸기는 윤기가 흘렀고 꽤나 실해 보였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들이 현실 속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게 됐다.
지난 10여 년간 박 작가는 '얼음'을 차가운 현실이라 빗댐과 동시에 얼음 속 존재하는 딸기, 블루베리, 수박 혹은청미래덩굴 등을 통해 자유를 외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표현해왔다. 즉 현실 속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오브제를 빗대어 현대 사회를 이야기했다.
박 작가는 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조은 갤러리에서 열린 10번째 개인전 '아이스 캡슐(Ice Capsule)-2016℃' 오프닝행사에서 "얼음같이 차가운 현실이지만 원초적으로 자유를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를 상상해낸 것이다"며 작품의도를 밝혔다.
실제로 이날 전시된 20여점의 작품에선 그의 언급대로 생명력과 억압이 동시에 묻어났다. 꽁꽁 언 얼음 속에 생명력을 유지한 과일이 표현된 작품은 박 작가의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그는 "관객들이 작품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감상하게 될 때, 내가 말한 부분들이 보일 것이다. 나는 그 부분에서 내 의도가 관객들에게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이어 현대 미술 작가로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자세를 언급했다. 그는 "예전 미술작가들이라고 하면 음침한 곳에서 자기 혼자 고뇌를 많이 하곤 했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적 구성원이 되기 힘들다. 현 시대를 살고있는 현대미술작가들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아티스트가 해야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2일부터 오는 24일까지 22일간 진행된다.'박성민 작가의 '아이스 캡슐( 100 x100cm Oil on Canvas 2015)' 작품.박성민 작가가 본인 작품'아이스 캡슐(Ice Capsule, 140x70cm, Oil on canvas, 2016)'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8.02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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