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사태'…이화여대 출신 여야 국회의원들의 시각

새누리 "학교 측과 학생 측 양쪽 다 이런 방법은 아냐"<br />
더민주 "학교가 어떻게 경찰을 부르나…불통 투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8-02 16:21:54

△ 이대 재학생, 경찰병력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

(서울=포커스뉴스) 2일 이화여대 재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이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 대학'을 신설하려하자 학생들이 이에 반발해 지난 28일부터 시작한 이대 본관 점거는 한때 700여명(경찰 추산)이 집결하는 등 시간이 지날 수록 규모가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사태가 격화되자 최경희 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잠정 중단'을 선언했지만 학생들은 '완전 철회'를 주장하면서 현재 여전히 대치 상태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대 사태' 발생부터 현재까지

'이대 사태'는 지난 28일 재학생들이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위한 학칙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던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설립 계획 폐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시작됐다.

이날 학생들은 회의에 참석했던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 5명을 이대 본관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으며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틀 뒤인 30일, 경찰 병력 약 1600명이 학교로 투입돼 교수 등 5명을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끌어내며 물리적 접촉이 일어나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미래라이프 대학'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일환으로, 학교 측은 단과대 설립시 정부 지원금 30억원을 제공받는다. 수강 대상자는 '3년 이상 직장 경험이 있는 특성화고 출신 등 고졸 여성'이며, 수강생은 패션,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특정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할 경우 이화여대 4년제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학교 측은 "여성들의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라고 주장했지만 학생들은 "학내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30억 짜리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며 맞섰다.
농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1일 최경희 총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대 신설을 잠정 중단한다.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대화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완전히 철회하기 전엔 농성을 중단할 수 없다"며 대립하는 상황이다.
◆ 이대 출신 국회의원들 시각…여야 '온도차'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대 사태'에 대해 해당 대학 출신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대 출신 20대 국회의원 7명(새누리 지역구 1명·비례 2명, 더민주 지역구 3명, 무소속 1명) 중 4인(송희경·김상희·서영교·유승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치외교학과 84학번 김정재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역구 행사로 바쁘다. 나중에 전화를 주겠다"고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이후 기자는 김 의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행정학과 95학번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 역시 개인 휴대전화와 의원실로 10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이 없었다. 사회학과 73학번인 인재근 더민주 의원 측은 출장 관계로 답변이 어렵다고 밝혀왔다.
전자계산학과 83학번인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방법상 학교 측과 학생 측 둘 다 나빴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학교 측에 대해 "설립 취지 자체는 정말 공부하고 싶은데 대학 진학을 못한 사회적 소수를 배려하고, 경력 쌓은 것을 인정해 학위를 받게 해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취지에 대해 학생들과 의견 조율, 명확한 설득을 하는 작업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아쉽다"고 말했다.

학생 측의 대응에 대해선 "조금 놀랐던 점은 학생들이 지킬 것은 지킬 줄 알아야 하는데 김활란 초대총장 동상에 계란을 투척하는 등 그렇지 못했던 것"이라며 "학교에 주인의식이 있다면 학교가 어떤 근거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생각하고 사랑해야 하는데 본인들 취지를 설득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그렇게 명예를 훼손하는 행동은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학위장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총장께서 그것만을 위해 도입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설득과 이해로 제도를 좋게 만들어가려는 노력보다는 좋은 제도 안의 조그만 역기능을 너무 크게 부각하는 것이 불신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제약학과 72학번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점거 농성 사태가 발생한데에는 학교 측이 학교의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의견 수렴하려는 과정이 생략됐거나, 했더라도 부족했던 것이 큰 원인이 됐을 거라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협의하고 수용할 수 있게끔 설득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학교 측에서 경찰을 불렀다는 점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학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그것도 여학생들인데 경찰을 부를 수가 있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학생들의 반발이 있다는 자체가 (학교 측 소통 과정이) 잘못된 거고, 학교가 밀어부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거센 저항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서 해결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리대 78학번 유승희 더민주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보다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1600명이나 되는 경찰병력을 학교 스스로가 요청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군부독재 시대 때 교수가 경찰을 불러 학생을 연행하라고 한 적이 있던가. 아무리 보수적인 교수들이라도 경찰서에 와서 연행된 학생들을 찾아오고 따로 만나서 설득은 했어도 자기 학생들을 잡아가라고 경찰에 직접 전화하는 스승이 어디 있단 말인가"라며 "군부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여기저기 불통 투성이"라고 개탄했다.

정치외교학과 83학번인 서영교 무소속 의원은 서면인터뷰를 통해 "학교 측이 학생들을 이해시키고 이끌어야한다"며 "졸업생들도 성명서를 내고 학교측 처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어 학교 측의 경찰 투입에 대해 "거대한 공권력 투입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대화를 통해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앞에서 고졸 출신 직장인 등을 위한 단과대 설립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경찰의 폭력 진압 의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경찰은 학교 측 요청으로 갇혀 있던 교수, 교직원을 데리고 나왔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재학생 간 충돌이 있었다. 2016.07.30 오장환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에서 경찰들이 고졸 출신 직장인 등을 위한 단과대 설립을 반대하는 학생들과 충돌하고 있다. 2016.07.30 포커스포토 지난 4월14일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 당선증 교부식에 참석한 송희경 새누리당 당선인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16.04.14 오장환 기자 김상희(왼쪽) 더불어민주당 서민 주거 TF 단장이 지난 6월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서민주거TF 발족식에서 당직자와 대화하고 있다. 2016.06.01 김흥구 기자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야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고 있는 지난 2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16.02.24 조종원 기자 지난 2015년 9월10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감사 시작 전 의사 발언을 하고 있다. 2015.09.10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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