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16 LA 케이콘 “씨스타 춤추고 올리브영서 화장해요”
KCON, 시작 5년 만에 미국서 한류문화대축제로 자리매김<br />
먹거리·뷰티·첨단기술, 일상생활 속 한류로 사업성과 창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8-01 14: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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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포커스뉴스) “오직 너를 원해. 내가 네 곁에 있음에 감사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케이콘(KCON)이 열리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에 들어서자 한국 가수 에일리의 히트곡 ‘헤븐’ 가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다가 흠칫 놀랐다. 행사장 안에서 틀어주는 음악이 아니라, 케이팝 콘테스트 참가자인 흑인 청소년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부르고 있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지난 달 29일부터 31일까지(현지시간) 3일간 열린 이번 LA KCON에는 총 7만6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전시와 관람을 포함해 등급별로 최소 7만원에서 최대 20만~30만원인 티켓값을 지불하고 KCON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기자가 처음 취재했던 2013년 LA KCON 당시 1만여명과 비교하면, 관람객수가 7배 이상 증가했다.
3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점은 둘러보기만 하는 전시행사가 아닌, 참여자들이 듣고 보고 즐기는 능동적인 축제의 장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컨벤션 내에서는 씨스타의 쉐이크 잇, A.O.A의 짧은치마 등 신나는 음악에 맞춰 커버댄스(해외 팬이 좋아하는 가수의 안무를 그대로 따라 추는 것)를 하는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다. 실력자들이 나타날 때마다 수십, 수백여 명의 관람객들은 환호했다. 그 자리에서 같이 따라 추거나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뉴에라 모자를 눌러쓴 20대 미국인 남성은 기자에게 “방금 노래 부른 참가자 실력 어때? 정말 잘한다고 생각해?”라며 ‘본토인’에게 확인하듯 묻기도 했다.
첨단기술과 뷰티 등 다양한 관련 산업들이 한류와 접목하면서 해외팬들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가상현실(VR) 쇼케이스 부스는 대기자가 너무 많아 인원수를 제한해 입장할 정도였다. 이곳 댄스 스테이지에서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같이 춤을 출 수 있다. 레코딩룸에서는 가상화면을 통해 내가 고른 케이팝 가수랑 듀엣처럼 노래를 부르는 일이 가능하다. 워너비 스타의 모습처럼 꾸밀 수 있는 스타 피팅룸에서는 A.O.A의 인기멤버인 설현 입간판 옆에 서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올리브영 부스에는 조명거울 옆에 붙어있는 인기 걸그룹 멤버의 사진을 보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페리페라와 위메이크, 손앤박 등의 견본 제품을 가지고 화장을 따라 해보는 이들이 줄을 섰다.
3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해외에서 인기를 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리둥절하고 신기했던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한류 시장이 컸다는 게 실감이 났다.
해마다 적자를 내며 “CJ가 삽질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던 KCON은 드디어 LA 등 일부 국가에서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CJ그룹은 KCON이 여러 국가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수익을 모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준 CJ그룹 부사장은 “전 세계인들이 K컬처의 매력에 흠뻑 빠져 그들의 일상에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이 녹아드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며 “CJ를 비롯한 대한민국 문화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 K컬처의 세계화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다 함께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7월29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KCON 케이팝 콘테스트에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7월29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KCON 케이팝 가상현실 체험 부스 앞 전경.2016.07.29. 이서우 기자 buzacat@focus.co.kr7월29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KCON 컨벤션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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