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의 '갤럭시S7' VS 조준호의 'G5'…엇갈린 성적표
삼성전자 영업익 이끈 갤럭시S7…'보완' 강조한 고동진 전략 통했나<br />
반면 조준호 사장의 야심작 G5…모듈형 모바일 내세웠지만 '역부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28 18:10:40
(서울=포커스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주력사업인 세부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했다. 양사의 실적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사업부문은 '모바일'이다. 올해 2분기 각각의 모바일 사업부문 실적이 양사의 모바일 사업부 수장들의 성과로도 분석되고 있다.
◆ 나란히 시험대 오른 고동진의 '갤럭시S7'과 조준호의 'G5'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조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8%, 전기보다 2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IM(IT·모바일) 부문에서만 4조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IM부문에서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2년만에 4조대에 안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엣지가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7의 호조 뒤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사장의 자신감이 통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고 사장은 지난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줄곧 휴대폰 사업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직접 무대에 등장해 갤럭시S7을 소개했다. 출시 초기, 갤럭시S7은 전작에 비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혁신'보다는 '보완'에 초점을 맞춘 고 사장의 '디테일' 전략이 이번 2분기 8조원대 실적을 이끈 주요 전략이됐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고 사장은 이 점에 대해서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2월 MWC에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전작에서 아쉬웠던 것을 집어넣으려고 했다"며 "이는 외장슬롯, 방수·방진, 확대된 배터리 등이다"고 말했다.
G5는 지난해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관여한 제품으로 일찍부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LG전자의 MC사업부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LG전자의 MC사업부는 올해 2분기에도 적자행진을 잇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MC사업본부 영업손실액이 1535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MC사업부 영업손실 776억원을 기록한 뒤 4분기째 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조 사장은 '혁신'을 강조하며 모듈방식의 휴대폰인 G5를 내놨다. 모듈 방식이란 사용자가 스마트폰 하단부에 위치한 '기본 모듈'을 서랍처럼 당겨서 분리, 교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조 사장은 지난 2월 MWC에서 모듈 방식의 스마트폰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에 대한 요구와 이것저것 모듈화 시키는 방안이 합쳐져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LG 모바일에 가치를 재미있는 것, 삶속에서 작은 모험을 찾는 것에 두자고 생각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혁신의 축이었던 모듈방식은 실용성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듯 보인다. 업계는 G5의 2분기 예상 판매량(공급기준)을 220만~250만대로 보고 있다. 시장 예상치 300만~350만대를 밑도는 수치다. LG전자 측은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G5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G5의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부진을 인정했다.
LG전자는 "G5 관련 마케팅 비용 상승과 초기 생산수율 시유에 따른 재료비 부담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LG전자, 모바일 사업…예측힘든 3분기
삼성전자·LG전자 모두 당장 3분기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오는 9월쯤 애플의 아이폰7 출시가 예정 돼있는 등 하반기를 맞아 모바일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일 미국 뉴욕에서 언팩행사를 열고 후속작인 갤럭시노트7을 공개할 계획이다. 갤럭시S7으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채워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이번 갤럭시노트7에는 홍채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홍채인식기능이란 사람마다 고유한 눈을 가진 홍채 패턴이나 망막의 모세혈관 분포를 인식해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뜻한다.
연속 적자라는 고전을 치른 LG전자도 후속작 고민에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오는 9월에 'V시리즈' 후속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오는 9월 V시리즈 후속 모델을 출시하고 X시리즈 등 보급형 신모델 출시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V시리즈 후속모델은 V10에서 호평 받은 비디오, 오디오 기능 등 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고객 경험에 깊이를 더하는 제품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MC사업부 실적부진을 털기위한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최근 단행한 인사개편은 대표적인 예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를 신설해 G·V시리즈를 전담하는 총괄책임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과거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 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며 "다만 G2의 후면버튼, 노크온 기 능 G3의 고해상도 QHD 디스플레이, V10의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 등 항상 새롭고 차별화된 기술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이를 극복해왔다"고 전했다.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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