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창식의 한화시절 승부조작 자진신고 '그것이 알고싶다'
유창식, KBO 자진신고 감경조치 발표 뒤 구단 밝혀<br />
경찰, 올 2월부터 유창식에 대한 내사 시작<br />
김성현, 박현준, 이태양 등 승부조작 가담자 1차례로 끝난 적 없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25 16:57:33
△ KakaoTalk_20160725_160901421.jpg
(서울=포커스뉴스) 2012년 이후 4년 만에 프로야구에서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우람(넥센)과 이태양(NC)이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KIA 왼손투수 유창식도 한화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밝혔다.
유창식은 2011년 1라운드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류현진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던 선수기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유창식은 25일 경기도 의정부 경기북부경찰청을 찾아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단 유창식이 승부조작 사실을 인정한 상황이라 혐의 입증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창식이 밝힌 승부조작 자진신고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 2년 동안 침묵하다 왜 지금 자진신고했나
유창식은 23일 KIA구단과 면담을 통해 한화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진술했다. 이에 KIA는 다음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사실을 알렸다. KBO는 경기북부경찰청에 신고했다.
KBO는 왜 경기북부경찰청에 신고했을까. 유창식이 승부조작을 저지른 장소는 대전이고, 현재 유창식은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조사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받아야 한다.
경기북부경찰청이 먼저 유창식의 승부조작 가담을 의심하고 있어서다. 유창식에 대한 수사는 지난 2월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당시 유창식의 승부조작 관련 사실을 내사했다. 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창식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기각되면서 내사 종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경기북부경찰청은 KBO측 인사와 접촉해 승부조작과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자연히 유창식이 자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이 생긴다. 그 와중 KBO의 자진신고 유도 방침이 발표됐다.
KBO는 이태양과 문우람의 승부조작 사건이 알려진 뒤 지난 22일 승부조작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8월12일까지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 등 프로야구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자진 신고와 제보 기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KBO는 자진 신고 당사자에 대해 영구실격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2~3년간 관찰기간을 두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해주기로 했다. 신고 또는 제보자에게는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브로커는 전직야구선수 출신, 승부조작 가담선수 더 없나
유창식을 승부조작으로 유도한 브로커 중 한명이 야구선수 출신 A씨로 알려졌다. 4년 전 승부조작 파문 당시에도 야구선수 출신인 B씨가 자신의 고등학교 후배인 김성현 등 프로야구 선수들을 브로커에 소개시켜줬다. 이태양도 문우람을 통해 브로커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김성현 승부조작 사건, 이태양-문우람 승부조작 사건 등 알려진 두차례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을 보면 선수 1명만 얽힌 경우는 없다. 함께 참여했든, 참여를 유도했든 또다른 선수가 포함됐다.
유창식은 2014년 한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불법 스포츠도박 브로커들이 유창식의 1차례 승부조작으로 만족했을 것이라 믿기 어렵다. 브로커들은 야구계 인맥을 동원해 또다른 승부조작 가담선수를 찾았고, 접촉했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지금껏 승부조작을 제의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한 선수는 문성현(넥센) 한명 뿐이다. 문성현은 2012년 박성현-김성현 사건 당시 승부조작을 제안받았다는 사실을 자진신고하며 대구지검에서 참고인 진술까지 했다. 떳떳한 문성현은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유창식 "1차례 했다"…브로커, 1차례 성공에 만족했을까
유창식은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14년 4월1일 홈 개막전인 삼성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1회초 3번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고 진술했다. 유창식은 고의 볼넷의 대가로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식은 이날 경기 이후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년 전 박현준-김성현 사건과 최근 이태양-문우람 사건 사례를 봤을 때 승부조작은 1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2012년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성현은 3차례에 700만원, 박현준은 2차례에 500만원을 받고 각각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이태양은 총 4경기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5월29일 경기에서 '1이닝 1실점'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7월31일과 8월6일, 9월15일 등판한 3경기에서도 '1이닝 볼넷' 등을 청탁받았다. 창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이태양은 7월 31일, 9월 15일 경기에서는 승부조작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이태양은 두번째 실패 후 브로커에게 폭행까지 당했다. 승부조작 거절에도 브로커에게 폭행당했다고 알려졌다.
유창식을 통해 승부조작 성공으로 수익이 생긴 브로커가 과연 1차례 성공에 만족하고 유창식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의심되는 이유다.유창식. 넥센 문우람. (서울=포커스뉴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프로야구 NC-두산 경기에서 2회말 NC 선발투수 이태양이 투구하고 있다. 2016.04.05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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