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대형화 한계 부딪혀…업계 "저비용·고효율 전환"
중국계 해운물류그룹 CMHI "화물 수요 적어 대형 선박 효율성 감소"<br />
정부 '선박펀드' 효율적으로 이용해야…"초대형 선박 건조가 능사 아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20 16:26:47
(서울=포커스뉴스) 해운업계의 흐름인 컨테이너선 대형화가 끝을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물류업체인 중국상인홀딩스인터내셔널(CMHI)은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를 통해 대형 컨테이너선의 이점이 감소하면서 대형화는 더는 이뤄지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CMHI는 초대형컨테이너선은 유가 하락과 세계 물동량의 감소로 인해 적취율(수송비율)이 하락하고, 대형화로 인한 운송비용 절감마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초대형컨테이너선이 효율성을 확보하려면 90% 이상의 적취율을 달성해야 하지만 현재 적취율은 70% 언저리를 기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선사들은 그야말로 빈 배를 운항하고 있다. 홍콩, 심천을 주요 터미널로 운항하는 컨테이너 선사들에 따르면 8000TEU급 컨테이너선은 현재 3000~4000TEU를 적재하고,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은 5000~6000TEU를 적재하는 실정이다.
초대형컨테이너선의 단점도 있다. 거대한 크기와 깊은 흘수(배 깊이)로 인해 터미널에 정박할 때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예컨대 상하이 터미널에 정박할 때 8000TEU급 선박은 1시간30분만 대기하면 되지만, 초대형컨테이너선은 평균 6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또 세계 항만 대부분이 아직 초대형컨테이너선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현재 컨테이너선 시장에 화물 수송 수요가 적고, 초대형컨테이너선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오는 2020년 이후부터는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크기보다 큰 사이즈의 컨테이너선은 발주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존 최대 컨테이너선 크기는 스위스 선사 MSC가 보유한 1만9224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선 1개)급 선박이다.
이에 따라 12억달러 규모의 정부 선박펀드 활용 방안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세계 선사들이 1만8000TEU급 선박 등을 잇따라 운용하면서 현대상선·한진해운 등 국적선사들도 '저비용 고효율'의 대형 선박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박펀드를 이용해 1만4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업계 내 경쟁력을 갖추고, 조선 해운간 상생이란 목적을 이루려면 1만TEU급 이상의 선박을 발주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해운업의 중장기 전망을 고려하면 초대형 선박 건조가 능사는 아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초대형 선박만을 확보할 필요는 없다"면서 "선박을 한 번 건조하면 20년 이상 쓰기 때문에 항로와 물동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최적화된 크기의 선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1만9000TEU급 CSCL 글로브(GLOBE)는 2014년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해 지난해 MSC오스카호가 건조되기 전까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었다. 2016.07.2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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