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굽고 4년째 병세 악화…이재현 회장 “살고 싶다”

유전병 '샤르코 마리 투스' 급속 진행<br />
손·발마저 마음대로 안 된지 오래<br />
신장이식 거부 반응…원인불명 몸무게 감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20 15:15:14

△ 이재현 회장 첫 파기환송심

(서울=포커스뉴스) “살고 싶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CJ의 문화 사업을 포함한 미완성 사업을 완성하고 싶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4년 8월14일 열린 항소심 결판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같이 말했다. 형량을 줄여달라거나 선처를 바라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살고 싶다”는 절박한 호소였다.

현재 이재현 회장은 근육이 수축되거나 굽어 혼자서는 걸어 다니거나 젓가락질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CJ그룹은 지난 19일 “이재현 회장의 병세가 급속 악화돼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

◆신장이식 거부 반응…원인불명 몸무게 감소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이 회장의 병세는 2013년 8월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부인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거부반응을 일으키면서 각종 부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신장이식 수술 후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면, 식욕증가 등으로 살이 찌는 정도의 부작용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오히려 체중이 10kg이상 감소해 50kg 초반에 이르는 등 통상적인 신장이식수술 환자 예후와 반대되는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도 “원인불명의 심각한 저체중”이라고 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손·발마저 마음대로 안 된지 오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회장의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가 급속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신부전증 치료와도 무관하지 않다. 신장이식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한 면역억제제 투여와 CMT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의 성분이 서로 맞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기존에 심했던 양쪽 다리에 이어 팔 쪽 근육까지 위축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함께 기능저하가 나타났다. 젓가락질도 못하고 식사는 포크로 하고 있다. 단추 잠그기와 같은 정확성을 요하는 손동작이 안 된지는 이미 오래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이 현재 부축 없이는 혼자 걷지 못하며, 결국 평생 못 걸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살고싶다” 심리적 불안과 공포
이 회장의 병세를 악화시킨 건 신부전증이나 CMT 등 ‘의학적 병명’뿐만이 아니다. 3년이 넘는 투병과 재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버지인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이 지난해 중국에서 별세했다.

어머니 손복남 고문도 지난해 말 아들의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졌다.이 회장이 좌절감과 죄책감에 음식거부, 치료거부 증세를 보여 혈관으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병을 동시에 앓는 경우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강력한 치료의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회장은 불안감과 무기력증, 우울증이 지속돼 내과·정신과·재활의학과 등 의료진 협업에도 전혀 병세가 나아지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라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재상고 취소는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라며 “이 회장이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1600억대 횡령, 배임 혐의로 2심까지 실형을 선고 받았다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첫 파기환송심 재판이 10일 오후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렸다. 이재현 회장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 앞에서 휠체어를 타고있다. 2015.11.10 김흥구 기자2016.07.19 이가영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유전병 CMT 진행상태. (왼쪽부터) 손, 발, 종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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