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전세시장, 때 아닌 '찬바람'…이유는?
강남·서초·송파, 4개월여 만에 전셋값 주간 변동률 일제히 하락<br />
여름철 비수기 여파와 주변 신도시 입주 증가가 약세 원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18 16:13:17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전세시장의 상승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강남권만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러한 분위기가 대세로 굳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18일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강남권 3구 아파트 전셋값 주간 변동률은 △강남구 –0.18% △서초구 –0.10% △송파구 –0.01%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남 3구가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 3월25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시기 서울 전체 전세시장이 강북권의 강세에 힘입어 평균 0.05%의 상승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강남권 일대는 이와 매우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강 이북 일대는 △중랑구 –0.03% △종로구 0.00%를 제외하면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초구는 최근 4주 연속 하락했지만, 강남구와 송파구는 이달 8일까지만 해도 각각 0.04%, 0.12%를 기록했을 만큼 상승세를 보였던 추세였다. 이렇게 강남권 전세시장은 최근 들어 급격히 약세로 진입하는 상황이다.
주택시장에 있어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하는 시점인 여름철에 진입해 수요가 급감한 탓도 있지만, 대신 이 시기부터는 학군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수 학군이 밀집한 강남권의 하락세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강남구 논현동 일대 B중개업소 대표는 "예년에 비해 확실히 학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오로지 학군 조건만 바라보고 수요층이 몰리기에는 지난 2년여 간 강남 일대 전셋값이 너무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주인과 전세 수요간 희망 가격 간극이 매우 커, 거래가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3000만원 정도까지 호가를 낮춰도 거래가 되지 않는 매물이 종종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서초동 일대 L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일대 재건축 아파트에서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는 것도 약세에 한 몫 한다"며 "전세수요는 아무래도 같은 조건인 경우 재건축보다는 거주 요건이 우수한 신규 아파트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은 이들 수요층을 잡기 위해 호가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을 대체할만한 주변 신도시 및 택지지구 일대에 수요가 분산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강남권 전세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것은 준강남권에 속하는 위례신도시 일대가 본격적으로 입주에 돌입한 점도 크게 작용한다"며 "다만 일대 시장이 여름 휴가철에 돌입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하락세가 굳어질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김 팀장은 "다만 일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하락 요인이 조금 다르다. 강남, 서초 지역은 재건축 아파트에서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는 가운데 전셋값이 하락했다"며 "한편 송파는 강남, 서초보다도 위례와 더욱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 하남미사강변도시로부터도 멀지 않다. 약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2016년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전세가격 주간 변동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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