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아우디 소유주들 "차라리 퇴출" 불만 팽배
온라인 동호회 사이 '중고가격 하락'등 우려<br />
"디젤게이트 터졌을 때 잘못 인정했어야"<br />
"좀 더 사태 지켜보자" 신중론도<br />
前 폭스바겐 소유주 "불안해서 재구매 포기했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14 14:16:22
△ 허위, 조작서류로 인증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12일 소음·배출가스 등 조작이 확인된 폭스바겐·아우디 차량 79종에 대한 인증취소 방침을 공식 통보한 소식이 전해지자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이 모인 온라인 동호회에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크다는 '폭스바겐 TDI 클럽' 등을 비롯해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차종을 중심으로 모인 십여 개의 온라인 카페에는 정부 발표 이후 14일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우선 차량 소유주들이 가장 많이 우려는 건 중고차 가격 하락이다. '골프'를 몰고 있다는 한 소유주는 "중고차 가격이 떨어져도 너무 많이 떨어져서, 기존 차주 입장에서 진짜 화가 나난다"며 "몇 백만 원 할인 받거나 연비가 좋다고 하지만 개인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중고차 가격 손실로 보면 결국은 오히려 더 큰 손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차량 소유주는 "서둘러 팔려고 해도 작년 배기가스 조작 뉴스가 나올 때부터 중고매물은 문의조차 없었다고 들었다"며 "중고차 딜러가 요즘 누가 폭스바겐이나 아우디를 타느냐고 하더라"며 씁쓸해 했다.
실제 전국의 중고차매매단지에선 폭스바겐과 아우디 중고차 가격이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고차매장 딜러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문의 전화 중 상당수가 '지금 사면 손해보지 않을까'라는 질문“이라며 ”이미 조작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많이 내려간 상태였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정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소유주들의 불만은 사태를 '퇴출우려'까지 끌고 온 폭스바겐을 향했다.
폭스바겐 티구안을 소유한 한 회원은 "디젤게이트 사건이 터진 후 폭스바겐이 취했던 행태를 보면서 반감이 커졌다"며 "고객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수긍했다면 오히려 더 좋은 이미지로 개선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우디 A6를 몬다는 회원은 "판매 금지 검토 중이며 심하면 퇴출이라고 들었다"며 "이 기회에 그냥 퇴출됐으면 좋겠다. 국내 소비자를 호구로 보는 회사는 퇴출됐으면 속이 시원하겠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티구안을 소유한 또 다른 한 회원은 "이번 사태 책임은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수습하려고 하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어설픈 국내법 조항 때문"이라며 "2013년 배기가스 조작을 발견했을 때 차량 판매를 금지시켰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부터 지금까지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거기에 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책임질만한 사람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상당수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의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신중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며 폭스바겐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내는 회원들도 있었다.
지방에서 파사트를 몰고 있는 소유주는 "8년 전 처음 파사트를 몰면서 폭스바겐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차를 만드는 철학과 기본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일련의 사건들은 폭스바겐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경영실적에 따른 부작용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일로 그동안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이 힘들게 만든 차들이 평가절하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지금 당장 차에 대한 정이 떨어져 팔겠다는 사람들은 상관없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좀 더 사태를 두고 보고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소유주도 "남들에게 욕먹는 폭스바겐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한국을 호구로 보는 기업은 이번에 혼 좀 나야 된다"면서도 "일단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게 우선일 듯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폭스바겐 이미지도 좋았고 그동안 정말 만족스럽게 몰고 다녔는데 이번 사태로 많은 실망감이 들었다"며 "소비자를 위한 좋은 방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바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폭스바겐 퇴출 우려는 기존 소유주들은 물론 새롭게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2년 전까지 폭스바겐 '제타'를 몰던 서모(32)씨는 "폭스바겐 차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 얼마전 다시 폭스바겐으로 바꾸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불안해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주위에도 그런 사람들 꽤 있다"며 "폭스바겐 차는 당분간 사고 싶어도 못 살 거 같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차량 구매를 알아보고 있는 이모(34)씨도 "당장 한국에서 퇴출 될 일은 없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중"이라며 "다른 브랜드 차량도 생각중이고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정부가 지난 2007년 이후 국내 판매된 아우디·폭스바겐 제품 70%에 대해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차 전시장이 보이고 있다. 2016.07.12 이승배 기자 지난 6월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 폭스바겐 '티구안'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2016.06.04 성동훈 기자 12일 환경부가 소음·배출가스 등 조작이 확인된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79종에 대한 인증 취소 방침을 공식 통보하면서, 국내 수입차 ‘빅3’로 불리던 아우디폭스바겐의 시장 퇴출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2016.07.13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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