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바람의나라' 출시 20주년…국내 최초서 세계 최장수 온라인게임으로
연매출 1조8000억원 게임사 넥슨의 성장을 이끈 첫 개발작<br />
누적 가입자 수 2300만명, 20년간 100회 이상 업데이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12 09:13:59
△ 바람의나라_20주년_일러스트.jpg
(서울=포커스뉴스) 한국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MMORPG)인 넥슨의 '바람의나라'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그사이 선릉의 10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회사는 연매출 1조8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당시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김정주 등 5명의 젊은 프로그래머들은 넥슨을 설립,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게임 회사로 키워냈다. 바람의나라와 함께 5조원(2015년 기준) 규모에 달하는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문이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바람의나라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서비스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되는 상용 온라인게임으로 자리잡았다. 누적 가입자 수만 2300만명에 달한다. 그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개발자들의 도전과 게이머들의 열정이었다.
◇ 화려한 그래픽의 온라인 MMORPG 시대 열다
바람의나라는 한국 게임의 역사에서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텍스트 기반의 온라인 접속 게임에 처음으로 그래픽을 입혔다. 당시 온라인 멀티 유저 게임은 텍스트만을 기반으로 한 탓에 모든 상황 설명은 글로 제시됐고 유저들은 채팅을 하며 게임을 해야 했다. 지금 초고속 인터넷 속도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전화선 모뎀망의 느린 인터넷으로는 수많은 사람이 접속해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을 복잡한 그래픽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나라의 스토리를 게임에 얹히기 위해 무작정 김 작가를 찾아가기도 했다.
넥슨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PC 게임에 익숙한 한국의 게이머들이 쉽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그래픽 기반의 온라인게임을 만들어냈다.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바람의나라로 몰렸고, 바람의나라의 성장은 곧 넥슨의 성장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넥슨은 '어둠의전설', '일렌시아', '퀴즈퀴즈',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며 국내 온라인게임의 대중화와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온라인게임의 수익 모델을 앞장 서 개척한 것도 바람의나라였다. 패키지게임 개발에만 전념했던 게임 개발자들은 바람의나라 성공이후, 보안·카피 등의 걱정 없는 온라인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유통사 중심의 구조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이후 등장한 초고속 인터넷망의 폭발적인 확대는 온라인게임에 날개를 달아줬고, 불과 20여 년 만에 온라인게임 시장은 약 5조원 규모(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 추산)로 성장했다.
◇ '바람의나라'가 남긴 20년간의 기록
바람의나라는 게임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2016년 기준 바람의나라 누적 가입자수는 약 230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13만명이다. 지난 2011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래, 계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오래된 서비스 기간만큼 게임 내 방대한 콘텐츠의 수치도 눈여겨볼 만 하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 개수만 무려 1만3847개에 달하며 아이템은 2만560개, 맵의 수는 2만9804개다. 온라인게임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주요 요소로는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는데, 지난 20년 간 바람의나라에서 생성된 문파(길드)만 1만719개에 달해 오랜 기간 동안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넥슨은 지난 2014년 바람의나라 서비스를 개시했던 1996년 4월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구현하는 '바람의나라1996' 복원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보존하고,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예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기존에도 '페르시아의 왕자', '머드1' 등 게임에 대한 기록·보존·복원과 같은 아카이빙 작업이 이루어진 사례는 있었으나, 현재까지 상용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복원하는 사례는 바람의나라가 유일하다.
초창기 버전으로 복원된 바람의나라1996은 당시 그래픽 환경인 680X480의 해상도와 256컬러는 물론, 보조캐릭터(NPC)에게 직접 명령어를 입력해 조작을 하던 '텍스트 머드'(Text Mud) 기반의 게임방식, 사운드까지 1996년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역사와도 같은 바람의나라 초기 버전은 제주도에 위치한 넥슨컴퓨터박물관 전시실을 통해 접할 수 있으며, 바람의나라 홈페이지(baram.nexon.com)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게임 '바람의나라' 20주년 기념 일러스트 1996년 출시 당시에 바람의나라 메인화면 바람의나라 초창기 게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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