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천억 부당이득' 일당 검거
국내 회원 1만3000여명을 모집한 뒤 2900억 챙겨…성공한 기업가 행세하며 초호화 생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7-11 16:49:45
(서울=포커스뉴스) 해외 유명 온라인 베팅업체와 국내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중계하는 사이트를 개설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총책 박모(35)씨, 전 프로축구 선수 김모(33)씨, '경주통합파' 조직폭력배 김모(35)씨 등 38명을 붙잡아 11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해외 유명 온라인 베팅업체 4곳과 국내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12년 9월부터 필리핀 현지에서 이를 중계하는 사이트 18개를 개설해 국내 회원 1만3000여명을 모집한 뒤 1조3000억원을 받아 29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각종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추면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회원들에게 돈을 입급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상습도박자였던 총책 박씨는 해외 도박사이트 이용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해외 사이트가 수익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사설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고향친구와 이 같은 짓을 저지르기로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커뮤니티 회원의 지인인 호주동포의 도움으로 해외 도박사이트 관계자와 접촉해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필리핀에 사이트 운영 사무실을 두고 해외 운영팀, 국내 자금관리팀, 대포통장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지난 2014년 8월부터는 해외 도박사이트를 중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해외 사이트를 운영하고자 3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도박을 관장하는 필리핀 카가얀 경제구역청의 허가를 받아 도박사이트 운영업체인 B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B사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S팀에 3년간 50억원을 후원하는 스폰서계약을 맺는 등 외부적으로 합법적인 업체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불법 중계도박사이트를 연결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당시 박씨의 초대로 B사를 방문했던 무역업자 이모(46·구속)씨는 빌딩 한 층 전체를 사용하는 사무실과 1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한 규모를 본 뒤 나중에 크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박씨에게 도피처를 제공하고 해커 등을 고용하는 데 가담하기도 했다.
이어 박씨는 지난 2월부터는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 말레이시아에 콜센터를 두고 중국인 전용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 운영하고 자신의 불법 중계 사이트를 '태국팀'이라는 일당에게 재임대했다.
박씨의 범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박씨는 중국 해커를 고용해 경쟁 사이트에 대한 해킹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회원모집에 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유흥업소 소개사이트 등을 해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박씨 등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국내·외 카지노, 부동산, 외식, 패션, 레저사업 등 15개 업종에 도박 수익 720억원을 투자하고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했다.
부동산임대회사 E법인은 도박수익 1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공범들의 숙소나 은신처 등으로 사용됐고 디저트업체 A법인은 80억원의 투자금 손실을 정산하는 대가로 이들에게 인수됐다.
또 이들은 필리핀 마닐라 소재 S호텔 카지노 정킷방을 40억원에 임대하고 미국에 있는 렌터카 업체에 슈퍼카 10대(60억원 상당)를 투자했다.
일부 수익은 이들이 초호화 생활을 영위하는 데 사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수익 152억원을 환수했고 나머지 수익금을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며 "해외 체류 중인 공범 12명은 인터폴 수사, 여권 제재 조치 등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하부총판, 대포통장 모집 등에 전국 8개 조직폭력배 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기업형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도. 범죄수익 환수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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