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유로화 약세…유럽여행·명품구매 '두근두근'
국내 명품 가격 인하 기대…"가격 낮아지면 더 사고 싶어져"<br />
유럽 여행시 명품 구매 유리할 전망…"같은 제품이면 유럽에서 사고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8 09:57:14
(서울=포커스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유럽산 명품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평소 비싼 가격 때문에 명품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은 유로화 약세로 가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 시기 '명품 장만' 계획을 늘리고 있다. 평소 명품 구매가 잦은 소비자들은 기존과의 가격 차이 폭이 크면 구매 수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명품 가격 인하시 구매 의사 있다'…가격 인하 기대하는 목소리 급증
지난해 3월 샤넬은 아시아권의 핸드백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하했다. 가격 인하의 이유는 유로화 약세로 인한 '가격 조정' 필요성 증가. 이후 한국의 샤넬 소비는 급증했다. 파블로브스키 샤넬 패션부분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조정 이후 한국 내 고객이 20% 증가했다. 제품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한 자릿수 성장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샤넬 가방을 구입했던 이모씨(57·여)는 "20% 할인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에 예정에 없던 구매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번에도 브렉시트 때문에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던데 얼마나 가격이 떨어지는지 보고 이 틈에 하나 사 놓을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백화점에서도 이같은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백화점에 들렀다는 직장인 김모씨(26)는 "식사하러 왔다가 키홀더 같은 아이템을 잠깐 둘러보고 있다"며 "당장 구매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명품 가격이 인하된다면 구매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아직 사회 초년생이라 너무 비싼 건 부담스럽지만 명품값이 내려가면 지갑이나 키홀더 같은 아이템은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가격이 낮아지면 왠지 더 사고 싶어지는 심리가 생기는 것 같긴 하다"고 설명했다.
명품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최근들어 (손님들에게서) 브렉시트 때문에 난리인데 명품도 가격이 떨어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종종 나오더라"면서 "아직 이렇다 할 얘기(가격 인하에 관련된 지침)는 없다"고 말했다.
얼마전 백화점 명품관에서 루이비통 지갑을 구매했다는 최모씨(53·여)는 평소 지갑이나 가방은 명품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최 씨는 "평소에도 (명품을) 자주 구경하고 구매하는 편"이라며 "명품 가격이 그렇게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가격이 떨어지는 거냐"고 물으면서 "(가격이) 떨어지면 추가로 구매할지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경우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도 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관세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버버리는 유로화를 주 결제 통화로 쓰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에 비해 파운드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원자재 구입과 인건비가 늘어나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
◆ 유로화 약세로 유럽여행시 명품 구매는 유리해질 전망
브렉시트로 인해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엔화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로 인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명품 구매가 유리, 일본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명품 구매는 불리해질 전망이다.
올 여름 유럽으로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김 모씨(62·여)는 "해외 여행을 가면 꼭 (명품을) 하나씩 사오는 편"이라며 "유럽 브랜드 가격이 내리면 딸이나 며느리 것도 하나 사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신이 8월이라는 김 모씨(24·여) 역시 "여름 휴가로 해외에 갈 생각인데 유럽이 쇼핑에도 좋다고 하더라"면서 "면세 혜택도 받고 환율 이득도 볼 때 구매하면 좋을 것 같아 명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같은 제품을 국내에서 사면 아까울 것 같다"며 "제가 여행갈 때쯤 유로화 가치가 더 낮아지면 좋겠다. 혹 그사이에 올라가진 않겠죠?"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이 모씨(28)는 "아직 예약을 하지는 않았는데 요즘 상황을 보면 (여행지 교체를)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일본에서의 명품 구매는 커녕 일본 여행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평소 명품 구매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층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가격 인하·유로화 약세 등을 기대하며 명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명품 가격이 본래 쉽게 인하되지 않고 유로화 가치가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실제 구매 부담이 크게 줄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인하된다면 구매 의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 완화는 평소 명품 구매가 많은 고소득층보다는 명품 구매가 적은 일반 소비자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너츠포드/영국=게티/포커스뉴스) 구멍난 유럽기. 2016.06.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런던/영국=게티이미지)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평가 절하되고 있는 파운드화. 2016.06.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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