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기피, 영국유학 인기…직구족도 느낀 '브렉시트 바람'

'엔화 상승률 < 체감 상승률' 일본 여행객‧여행사 울상<br />
영국 연간 유학비 200만원 이상 절감…어학원 문의 폭주<br />
"대세는 영국 제품" 직구족 접속 폭주…관련 사이트 한때 마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7 20:52:05

△ [그래픽] 환율_엔 엔화 상승 오름세 일본 추이 폭등 경제

(서울=포커스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가 한국인의 일상에도 새로운 바람을 넣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등이 급등락하면서 환율에 예민한 여행객이나 온라인 직구(직접구매)족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에 일본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여행 예산은 물론 여행지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반면 파운드화 환율이 떨어진 영국 유학생과 관련 업계는 뜻밖의 호재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폭 늘어난 온라인 직구족의 시선은 영국산 제품으로 향했다. 버버리 등 명품부터 다이슨 등 가전제품까지 영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 "일본 가려 했는데…" 발길 돌리는 여행객

7월초 일본여행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진희(28‧여)씨는 한참 설레야 할 요즘 울상을 짓고 있다. 이달 초 항공권과 숙소는 미리 예약해뒀는데 환전을 미뤄둔 게 문제였다.

김씨는 "항공권 예약할 때만 하더라도 100엔에 1100원이 안됐는데 브렉시트가 터진 이후 불과 며칠 만에 이를 넘어섰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거의 10% 이상 오른 것 같다"며 "당장 예산을 늘리든 일본에서 지출을 줄이든 해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매년 8월에 일본 도쿄를 방문해 온 신모(27)씨도 걱정이 크다. 최근 휴직으로 인해 여윳돈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본 여행만큼은 다녀오려 했지만 눈에 띄게 오른 환율에 막막해졌다.

그는 "한 해에 한번 일본에 가는 게 개인적으로 인생 목표지만 올해 여름은 국내 여행지로 바꾸거나 겨울로 미룰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엔화 급등에 여행사도 울상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상품을 대거 준비해놓은 상태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여행경비 상승률은 약 5%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이보다 여행객의 체감 상승률은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 여행에 대한 문의는 평소와 비슷하지만 결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올 여름용 패키지 수익이 대폭 줄어들 것 같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 영국 유학비 200만원↓…유학생 부담도 '뚝'

일본과 달리 영국을 찾는 이들은 대폭 늘었다. 특히 어학원 업계는 때 아닌 대목을 맞았다.

27일 어학원 업계에 따르면 방학을 맞은 대학생, 취업준비생의 영국 어학연수 문의가 평소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연간 학비만 200만원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주만 해도 미국(뉴욕) A학원과 영국(런던) B학원의 연간 어학연수 학비는 1900만~20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A학원은 오른 달러 환율 탓에 2100만원 수준으로 뛴 반면 B학원 학비는 1800만원으로 줄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어학원 관계자는 "언어별, 국가별 담당 상담원이 있는데 영국 유학 문의가 너무 많아 전화상담도 예약자가 생기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딸이 런던에서 유학 중인 박미경(52·여)씨도 모처럼 숨을 고르게 됐다. 박씨는 딸의 주거비와 식비, 생활비 등으로 매달 900파운드 정도를 보내고 있다.

그는 "5월말과 지금 환율을 비교해보니 수수료까지 거의 15만원 정도 절약되더라"며 "이참에 내일(28일) 중으로 5개월 치를 넉넉하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딸 김수희(23)씨 역시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리게 돼 다행"이라며 "생활비를 잘 관리해서 걱정도 덜어드릴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 물 만난 '직구족', 영국산 명품‧가전에 눈길

최근 온라인으로 해외 물품을 직접 구입하는 '직구'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직구족들의 관심사는 영국 물품으로 쏠렸다.

직구를 할 경우 결제 금액은 결제한 시점의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시간 환율이 구매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환율이 급락한 요즘 평소보다 더 싼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직구족들의 반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바로 나타났다. 아이디 heni** 이용자는 "직구하시는 분들 당분간 영국에만 집중하는게 좋겠다. 미국 달러는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용자 bysw***도 "다이슨(영국 가전업체) 청소기 사고 싶었는데 이번이 기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의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영국 쇼핑몰 '아소스'는 지난 24일 브렉시트 직후부터 25일까지 사이트 접속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직구족들이 영국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내 직구족들이 특히 주목하는 브랜드는 영국 고가브랜드 제품이다. 패션 브랜드 버버리와 멀버리, 도자기 브랜드 포트메리온, 다이슨사의 가전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의 가전은 생활용품이기 때문에 브렉시트 영향을 톡톡히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버버리와 멀버리 등 패션 제품에 대해서는 "환율 이외 변수가 많아 생활용품만큼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희정 기자2016.06.24 장영일 기자 (너츠퍼드/영국=게티/포커스뉴스) 브렉시트. 2016.06.23 ⓒ게티이미지/이매진스2016.06.27 민승기 기자 ⓒ게티이미지/이매진스2016.06.16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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