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그후] 왜 영국 노인들은 'EU'를 거부했나?
국가적 정체성…'하나의 영국' 지지하지 않을수록 탈퇴 지지↑<br />
영국만의 문제 아냐…세계 공동체에 불신 클수록 탈퇴 지지↑<br />
누가 노인들을 설득하지 못했나?…보수정권의 설득 실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7 18:20:15
(서울=포커스뉴스) 영국의 많은 노인들은 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을까.
영국 인디펜던트는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한 이유가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국가적 정체성, 세계 공동체에 대한 생각, 결정 과정에서 보수층을 설득시키지 못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라고 보도했다. 폴 휘틀리 영국 에섹스대학 교수와 해롤드 클라크 미국 텍사스대학 교수가 온라인 학술지 더컨버세이션에 발표한 분석결과를 인용했다.
휘틀리 교수와 클라크 교수는 영국인 229명을 설문조사해 이같은 분석결과를 내놨다.
◆ 국가적 정체성…'하나의 영국' 지지하지 않을수록 탈퇴 지지↑
분석결과에 따르면 영국 노인들이 자신이 속한 국가의 정체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를 선택하는데 큰영향을 미쳤다.
스스로를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를 포함한 영국인이라고 생각한 대다수의 사람은 브렉시트를 반대한 반면 (스코틀랜드, 웨일스를 제외한)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는 브렉시트를 지지했다. 특히 스스로를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중 65세 이상 노인이 44%나 됐다. 26세 이하 청년층은 21%였다.
이주민에 대한 찬성 여부도 영향을 미쳤다. 브렉시트 찬성한다고 응답한 52%는 이주민 문제가 EU 밖에서 더 잘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영국만의 문제 아냐…세계공동체에 대한 의문 가질수록 탈퇴 지지↑
브렉시트를 지지한 또다른 요인은 자신과 영국이 세계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해에 대한 직감적인 계산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대학졸업자 64%, 학위가 없는 사람 중 25%가 브렉시트를 반대했다. 또 전문직, 숙련직 종사자들의 58%, 비숙련직 종사자 27%가 브렉시트를 반대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의 브렉시트 반대 입장이 강했다는 것이다.
빈부에 따른 찬반 입장은 지역별로도 뚜렷이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은 EU 잔류를 지지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은 탈퇴를 더 높게 지지했다. 휘틀리 교수와 클라크 교수는 이같은 결과가 결국 저소득·저학력층이 세계공동체에서 얻는 이익을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내적으로 봤을 때 2010년 이후 영국 정부가 각 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여나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당시 영국 정부로서는 잉글랜드 북쪽 지역의 지역 공동체를 와해시키기 위해 예산을 줄이면서 안전한 결정을 택한 셈이었지만 결국 EU 탈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 누가 노인들을 설득하지 못했나?…보수 정권의 실패
영국인들이 EU 탈퇴와 잔류에 대한 최종결정 시 잔류 쪽에 기울도록 설득하지 못한 책임론도 거론됐다.
보수 투표층을 설득하지 못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노동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제러미 코빈 노동당 총수에 대한 책임론이다.
분석 결과 캐머런 총리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보수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62%가 브렉시트를 찬성했다. 반면 스스로를 노동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27%만이 브렉시트를 찬성했다.(너츠포드/영국=게티/포커스뉴스) 구멍난 유럽기. 2016.06.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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