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확장 …해운 ‘공급우려’ 조선 ‘수주기대’ 희비
해운업계, 공급과잉·운임하락 “부정적 영향 예상”<br />
조선업계, 대형선박 강점 “장기적 수혜 예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7 15:49:30
(서울=포커스뉴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유일한 지름길인 파나마 새 운하가 지난 26일(현지시간) 개통식을 가졌다. 최근 업황 침체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조선·해운업계의 반응은 양분되고 있다.
우선 해운업계는 파나마운하 확장이 글로벌 해운시장에 공급과잉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선주협회는 26일 파나마 콜론에서 열린 호세 바라캇 파나마 해사청장과 정책간담회에서 파나마 새 운하 개통으로 ‘해운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케스케이딩 효과(폭포효과)와 미주 항로 공급과잉 등으로 전 세계 해운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케스케이딩 효과는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대형선박이 투입되면서 기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던 중소형 선박들이 다른 항로로 전환 배치되는 현상을 뜻한다.
우선 확장된 파나마운하에 투입될 수 있는 선박이 기존 4500TEU급에서 1만4000TEU급 이상으로 커지게 되고 운항 시간마저 단축되면서 아시아~아메리카대륙 동쪽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의 초대형화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기존 파나마운하를 운항하던 4000~5000TEU급 중소형 선박들은 국내 선사들이 주로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등 단거리 항로 위주로 전환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주력 노선을 빼앗길지도 모르는 국내 해운업체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피해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사들은 대형선이 부족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가장 큰 선박으로 1만3000TEU급을 각각 10척, 9척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해운사인 머스크와 MSC는 각각 1만8000TEU급을 10척, 1만9000TEU급 선박 6척을 가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 개통으로 운임이 하락해 해운사 간 경쟁만 더 과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신규 선박 발주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선박이 부족한 국내 해운업계는 경쟁력이 악화되고, 글로벌 해운공룡들만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조심스럽게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대형 선박 건조에 강점이 있어 파나마 운하를 오고갈 수 있는 선박의 신규 수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소위 파나막스급 선박의 크기가 커지면서 뉴 파나막스급(폭 49m·길이 366m) 대형선박 발주량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박들도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장기적으로 조선업계 신규 발주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파나마 운하를 다니지 못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드나들 수 있게 돼 국내 조선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 파나마 운하는 대부분의 LNG선을 수용하지 못하지만 새 운하는 현재 운행되는 LNG선의 92%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 동부에서 생산된 LNG를 동북 아시아로 수출하기 위한 선박 발주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현재 전세계적인 조선업 시장의 악화 원인이 물동량 축소인 만큼 운하 확장 개통이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위기는 전 세계적인 불황이 원인이기 때문에 파나마운하는 장기적인 차원에서나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 수혜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새 파나마 운하 (Photo by Joe Raedle/Getty Images)2016.06.2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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