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경질 압박 나흘만 '자진사퇴'…김희옥 유감 표명에 "명예 회복돼" (종합)
권성동 "정진석이 중재안 제시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3 11:01:55
△ 생각에 잠긴 권성동
(서울=포커스뉴스)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결정과 관련해 경질 위기에 처했던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거취 논란 나흘만인 23일 자진사퇴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유감 표명이 있었고, 이에 권 사무총장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물밑에서 이같은 결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옥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권성동 사무총장께서 많은 노고를 했고, 당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전체적으로 필요한 결정을 한 데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사무총장을 교체해야되겠다고 한 근거는 당무 보조에 대한 견해차에 따른 일"이라며 "당의 기강과 화합 차원에서 이러한 후속 조치를 하고, 후임 사무총장의 임명은 그야말로 중립적이고 유능하고 능력있는 인사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에 "오늘 비대위원장이 전반적으로 유감 표명을 해주시고 앞으로 혁신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짐하신 만큼 비대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오늘로서 사무총장 교체와 관련된 상황이 매듭됐다"고 밝혔다. 후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인선의 폭이나 시기, 인물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날 회의 전까지만 해도 '해임 표결' '후임 사무총장 바로 임명' 등이 거론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듯 해보였지만, 김 위원장의 유감 표명과 권 사무총장의 자진 사퇴로 극단적인 대치는 피해가게 됐다.
이같은 마무리에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 권 사무총장을 오가며 물밑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가 계속 지속될 경우 당에 많은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평소부터 하고 있었다"며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이번 결정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는 듯한 불명예 때문에 이번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지 못했었다"며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니라는 표명과 유감 표명으로 제 명예가 회복됐다"며 자진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권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일부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복당 결정에 아무 책임이 없는 사무총장이 그 사퇴를 주도했다고 매도한 특정 계파의 몇몇 의원들이 있다"며 "계파 청산 선언에 전면 배치되는 행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이슈 별로 의원들 독자적인 입장을 정해 자기 의견을 밝히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며 "정치적 소신과 철학이 아닌 누구랑 가깝다 친하다는 이유로 우루루 몰려다니는 행위는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저 또한 이번 사태 이후에 제 생각에 동조하는 많은 의원들이 모여 의견을 밝혀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우리 당이 한 단계 성숙하고 업그레이드가 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계파 모임, 누구와의 관계에 따른 그런 모임은 이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권 사무총장은 후임 사무총장에 대해 "이 사퇴를 조율하고 중재한 분이 원내대표이니 비대위원장과 잘 협의하고 비대위원 모두가 찬성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친박' 김태흠 사무부총장이 대행이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지. 내가 아직 사표를 안냈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이같은 결정을 비대위원들이 그대로 수용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비박' 김영우 의원은 전날(22일) 이같은 내홍과 관련해 "내 거취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권 사무총장이 경질될 경우 함께 비대위원직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도 "많이 안타깝다. 이렇게 여러 차례 말하는 제 마음도 편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김희옥(오른쪽)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으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은 권성동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6.20 박동욱 기자 정진석(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희옥 혁신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6.06.23 김흥구 기자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권성동 혁신비대위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6.06.23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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