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김해공항 확장'…선견지명 인사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소설가 이광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6-21 18:03:44
△ 모두발언하는 심상정 상임공동대표
(서울=포커스뉴스)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가운데 이를 미리 예견했거나, 강력 주장한 사람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밀양과 가덕도는 결국 신공항 부지로 선택받지 못했다.
이같은 결정은 각계각층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김해공항 확장안이 신공항 건설보다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해공항 확장안을 주장했던 인사들은 환경적 요소를 비롯해 재정적 상황, 지역적 갈등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가덕도와 밀양 어디로 결정되든지 환경적·재정적 재앙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재정적·환경적 재앙을 불러오고 지역갈등만 키우는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결정된 이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잘 내렸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오늘 중앙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만큼 지역 정치권도 김해공항 확장 등 합리적 대안 마련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소설가 이광수씨는 지역언론인 경남매일 20일자에 "동남권 신공항건설 후보지선정 용역결과 발표를 앞두고 해당지역 지자체와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며 "영남권 분열이라는 새로운 지역갈등의 파생으로 여권의 분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좁은 국토에 거미줄처럼 얽힌 도로와 철도망으로 기간 교통망이 충분한데도 1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서 새 공항을 건설해야 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씨는 "그 대안으로 포화상태인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지금 민·군 겸용으로 분할 활용 중인 공항을 군사부문은 다른 공항, 이를테면 바다를 낀 여수공항 쪽으로 이전 확장해 부족한 항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 등을 역임한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아산정책연구원 고문)은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김해공항 확장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천 이사장은 지난 17일자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김해공항 확장이 어렵다는 주장과 김해공항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군기지를 옮길 수 없다는 가정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50도를 틀어 기존 활주로 남쪽 끝과 교차하는 서북-동남(310도-130도) 방향의 활주로를 건설하면 산을 절단할 필요가 없다"며 "비용도 4분의 1(7000억∼8000억 원)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차 활주로 1개만 건설해도 2039년까지 수요 증가를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고 소음 피해도 180가구 정도밖에 늘지 않는다"며 "교차 활주로 건설 이후에도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 같은 방향으로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군기지 이전에 대해서도 "반드시 항구와 인접해 있어야 하는 제약은 있지만 꼭 김해에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공군기지를 한적한 여수공항으로 옮기면 김해공항의 가용 부지는 100만 평(약 330만 ㎡) 이상 늘어나고 공군의 작전 여건도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천 이사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통해 PK와 TK가 서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부산 시민한테는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으로 절감되는 수조 원의 재원으로 공항-도심-해운대 연결 급행철도를 건설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실속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멀쩡한 공항을 소음 피해 해결과 부동산 개발의 제물로 바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일 뿐 아니라 대구로서도 언젠가 후회하게 될 근시안적 단견이다"고 바라봤다.국토교통부는 21일 오후 3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어 영남권의 신공항 건설 대신 현재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이 5년만에 또다시 백지화됐다. 2016.06.21 이희정 기자 심상정 정의당 상임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광폭경청'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6.06.21 강진형 기자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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